[신년특집] 윤석민, 스프링캠프부터 치열한 생존경쟁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1.01 06: 00

미국에서 첫 시즌 고전한 윤석민(29, 볼티모어 오리올스)이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윤석민은 2014 시즌 볼티모어 산하 트리플A 팀인 노포크 타이즈에서 4승 8패, 평균자책점 5.74로 부진했다. 기대 이하의 성적 속에 빅리그 무대를 밟기는 힘들었고, 18경기에 선발 등판한 것을 포함 23경기에 나섰으나 92⅔이닝으로 100이닝 돌파도 실패했다.
선발진 진입은 다가올 시즌에도 힘들다. 우선 두 자릿수 승리와 3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은 4명의 선발투수(크리스 틸먼, 천웨인, 버드 노리스, 미겔 곤살레스)가 건재하다. 이들 중 천웨인과 노리스는 각각 16승, 15승을 올렸고, 13승을 거둔 틸먼은 207⅓이닝을 책임지면서 2년 연속 200이닝을 돌파해 최고의 리그 이닝이터로 자리매김했다.

로테이션의 남은 한 자리를 두고 펼치는 경쟁도 만만치 않다. 4년 48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첫 해 부진했던 우발도 히메네스(6승 9패, 평균자책점 4.81)가 팀을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유망주였던 케빈 가우스먼도 20경기에서 7승 7패, 평균자책점 3.57로 연착륙했다. 탄탄한 볼티모어의 선발진 안에서 윤석민이 자리를 찾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두 번째 시즌인 올해부터는 마이너리그 거부 옵션도 있지만, 이번 시즌 후반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이 옵션 역시 실행하기 힘들다.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뒤 팀이 다시 마이너로 내리려고 할 때 거부할 수는 있지만, 애초에 구단이 승격시켜주지 않으면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무용지물이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윤석민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인상적인 피칭을 보여줘 불펜에서 살아남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 길도 상당히 좁다. 선발진과 불펜 모두 안정되어 있는 볼티모어는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3.44로 아메리칸리그 3위에 올랐다.
 
하지만 희망이 없지만은 않다. 윤석민은 두 번째 시즌을 맞는 만큼 적응에 대한 우려가 적고, 계약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몸만들기에 전념할 수 있다. 윤석민은 2014 시즌 종료 후 친정팀 KIA 타이거즈의 미야자키 마무리훈련에 동행해 익숙한 환경에서 일찌감치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이 기간 윤석민은 “지난해(2013년)는 시즌을 마치고 4개월 동안 공을 던지지 못했다.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다”라고 미국에서의 첫 해를 돌아봤다. 또한 "몸에 힘이 생겨야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 몸을 만들지 않은 상태에서 폼만 생각했다. 웨이트트레이닝 등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깨달음도 있었음을 밝혔다. 시행착오를 겪었으니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면 발전의 여지는 충분하다.
지난 시즌 노포크에서 5승 5패, 평균자책점 5.48로 윤석민과 성적이 비슷한 편이었던 조쉬 스틴슨은 결국 메이저리그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KIA에 입단했다. 윤석민 역시 남은 시간이 길지만은 않다. 반드시 25인 로스터에 진입할 수 있도록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빅리그에서의 활약은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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