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프로야구는 감독들의 전쟁으로 요약된다. '야신' 김성근 감독이 한화에 부임하며 기존 감독들과 피할 수 없는 치열한 지략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과연 김성근 감독이 명불허전의 지도력을 입증할지가 최대 관심이다.
김성근 감독은 역대 최고 명장으로 평가받는다. OB-태평양-삼성-쌍방울-LG-SK를 거치며 프로에서만 20년 동안 1234승1036패57무 승률 5할4푼4리를 기록한 김 감독은 2000년대 후반 SK의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3차례 우승을 이끌었다. SK 왕조 시절 김 감독은 집중견제를 받았지만, 결국 다른 팀들도 김 감독의 스타일을 따라 할 정도로 절대적 존재였다.
김 감독이 3년 만에 복귀한 팀이 한화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한화는 최근 3년 연속 포함 2009년 이후 6년 사이 5번이나 최하위에 그치며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과거 태평양-쌍방울-LG 등을 하위권에서 건져낸 김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이라면 한화도 구할 것이라는 기대로 '장밋빛' 시선이 가득하다.

한화 구단도 김 감독이 요청한 FA 및 외국인선수들을 영입하며 적극 지원하고 있다. 당장 올해부터 성적을 내야 하는 막중한 부담을 안게 됐다. "포스트시즌은 물론 우승도 가능하다"며 한화 전력을 두고 후한 평가들이 나온다. 김 감독은 "어느 위치이든 성적을 내야 한다. 목표는 우승이다"고 벼르고 있다.
김 감독의 프로 복귀로 기존 감독들과 대결 구도는 여러 모로 흥미를 낳게 됐다. 김성근 감독이 중도에 물러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통합우승 4연패를 이룬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제 김 감독의 도전을 받는다. 2010년대를 삼성 시대로 지배하고 있는 류중일 감독은 한화를 '다크호스'로 지목해 경계 중이다.
NC 김경문 감독은 두산 시절부터 김성근 감독의 SK 왕조를 위협한 최고 라이벌이었다. 2007~2008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패하고, 2009년 플레이오프에서 한 끗 차이로 무너진 아픈 기억이 있다. 두산을 떠나 NC 초대 사령탑이 된 김경문 감독은 1군 진입 2년 만에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다. 설욕을 꿈꾸는 김경문 감독에게 한화는 꼭 이겨야 할 대상이다.
'떠오르는 명장' 넥센 염경엽 감독도 롤 모델로 꼽았던 김성근 감독과 수장으로 직접 맞붙는다. 염경엽 감독은 김 감독의 분석과 전략을 모델로 삼았지만 선수단에 자율적으로 훈련을 맡기는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상반되기도 한다. 닮은 듯 다른 노장과 신성 감독의 지략대결은 새로운 흥행카드가 될 수 있다.
이외 LG 양상문 감독과 kt 조범현 감독과 선수와 코치 시절 김성근 감독을 지근거리에서 함께 한 인연이 있으며 KIA 김기태 감독은 쌍방울 시절 최고 애제자였다. 스승과 제자의 맞대결로 구도가 이뤄진다. 김성근 감독의 전 소속팀이었던 SK에서는 15년 만에 1군 감독이 된 김용희 감독이 재기를 꿈꾼다.
초보 감독들의 새로운 도전에도 시선이 간다. 두산 김태형 감독과 롯데 이종운 감독은 처음 지휘봉을 잡아 첫 시즌에 나선다. 아직 구체적인 그들만의 색깔은 드러나지 않아 기대반 걱정반이다. 초보 감독들이 노장 김성근 감독과는 또 다른 스타일의 야구로 그라운드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킬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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