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천하를 저지할 수 있을 것인가.
2015시즌 최대 화두는 삼성의 통합 5연패 여부다. 삼성은 2002시즌 20년의 아픔을 극복, 첫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21세기 최고 명문팀의 시작을 알렸다. 2005시즌과 2006시즌 2연패에 성공, 2011시즌부터는 류중일 감독의 지휘에 맞춰 통합 4연패를 이뤘다. 프랜차이즈 통산 8번 우승(한국시리즈 우승 7회)으로 해태·KIA의 10회 우승에 다가가고 있다.
2015시즌에도 우승후보 1순위는 삼성이다. 배영수와 권혁이 FA로 이적했으나, 윤성환 안지만 조동찬을 잔류시켰다. 외국인타자 나바로와 재계약을 체결했고, 밴덴헐크의 공백은 피가로로 메운다. 무엇보다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 장원삼이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고참에 이승엽 임창용 진갑용, 신진세력으로 김상수 이지영 박해민 등이 있기 때문에 전력과 신구조화 모두에 있어 여전히 삼성이 최강이다.

그렇다고 삼성의 지난 4연패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2013 한국시리즈에선 전적 1승 3패까지 몰렸었고, 2014 페넌트레이스 또한 시즌 막바지까지 넥센에 거센 추격을 당했다. 2014 한국시리즈에서 넥센이 수비실책으로 자멸하지 않았다면, 역사는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경쟁자가 강해진다면, 삼성 또한 도전에 응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아직 삼성을 비롯한 10구단 전력구상이 끝나지는 않았다. 그래도 일단 지난 4년 동안 삼성과 한국시리즈서 격돌했던 두산과 SK가 전력강화에 성공, 삼성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만큼, 삼성과의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먼저 두산은 FA 최대어 장원준을 영입하며 선발진을 두텁게 했다. 3일 휴식기 없는 144경기 체제를 맞아 이닝이터 장원준의 존재는 분명 두산에 큰 힘을 가져다 줄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리그를 지배했던 외국인투수 니퍼트와도 재계약에 성공, 리그 최정상급 선발진을 구축했다. 김태형 감독의 카리스마와 새로 조직된 코칭스태프가 선수들과 절묘한 조화를 이뤄낸다면, 불펜불안을 극복하고 삼성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 예전에도 그랬듯, 지금도 두산 야수진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SK 역시 전력누수를 최소화했고, 정우람의 군전역으로 천군만마를 얻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력했던 김광현이 앞으로도 1선발 에이스 역할을 할 것이며, FA 자격을 얻었던 최정과 김강민도 SK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았다. 2013시즌과 2014시즌 페넌트레이스 후반 SK가 보여줬던 맹렬한 기세는 왕조의 기운이 남아있음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롯데와 삼성에서 무관에 그쳤던 김용희 감독이 징크스를 극복한다면, 21세기 원조 제국의 역습도 기대할 수 있다.
2014시즌 준우승에 머물렀던 넥센 또한 칼을 간다. 비록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확률이 높아졌지만, 선발진을 보강한다면 충분히 삼성을 위협할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이 계획한 선발투수 육성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을 경우, 투타가 조화된 야구가 가능해진다. 외국인타자 브래드 스나이더는 우타에 편중된 대포에 균형을 가져올 것이며, 한현희와 조상우 신예 불펜필승조는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홈런왕 박병호가 포스팅 자격을 앞두고 있는 만큼, 넥센으로선 2015시즌이 우승에 올인할 수 있는 적기다.
두산 SK 넥센 외에도 리그 최강 불펜을 구축한 LG, 창단 2년 만에 가을잔치에 오른 NC, 김성근 감독의 한화도 삼성에 도전장을 던진다. 도전자가 많은 만큼, 지난 4년처럼 삼성이 페넌트레이스서 독주할 확률은 낮아졌다. 삼성이 또다시 전설을 쓸지, 아니면 5년 만에 새로운 주인공이 탄생할지, 2015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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