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을미년의 최고 스타는 어떤 얼굴일까.
올 시즌 프로야구는 많은 것이 달라진다. 처음으로 프로야구가 10개 팀으로 구성되고 하루 5경기씩이 열린다. 한 팀당 사상 최대인 144경기를 치르게 된다. 경기수가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기록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야구팬들을 사로잡을 '별'들은 누가 있을지 미리 예상해본다.
▲ 50홈런 넘어 최고 복귀 노리는 박병호

가장 유력한 후보는 연속 MVP 수상을 올해 마감한 박병호(넥센)의 수상자 복귀다. 박병호는 지난해 2003년 이승엽(삼성) 이후 11년 만에 50홈런 고지를 넘어서며 3년 연속 홈런-타점왕에 올랐다. 시즌을 앞두고 각팀마다 외국인 타자들이 수혈되면서 거포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박병호는 우려를 가뿐히 넘어서며 리그 최고의 중심타자임을 입증했다.
구단은 박병호에게 FA, 외국인, 해외파 선수를 제외한 최고 연봉 타이인 7억 원을 안겨주며 자존셈을 세워줬다. 그 만큼 책임감이 커진 박병호는 올 시즌 경기수가 늘어남에 따라 더 많은 공을 담장 밖으로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 체력이 좋고 자기 관리가 철저한 데다 그 동안 경험을 많이 쌓은 만큼 리그 최고의 선수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한국 프로 사상 최초 시즌 200안타라는 기록을 세운 서건창에게 집안싸움 끝에 200안타를 내준 박병호지만 "건창이가 앞에서 정말 잘해줬기 때문에 나도 많은 타점을 올릴 수 있었고 팀이 많이 이길 수 있었다"며 기꺼이 박수를 보냈다. 그가 올해에는 다시 최고의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고액 FA 연봉자들 '돈값' 할 수 있을까
지난해 MVP 후보 5명 중 넥센에만 4명이 있었다. 그나마 타팀에 있던 유일한 후보인 릭 밴덴헐크는 일본으로 떠났다. 경기수는 체력이 관건이기 때문에 투수보다는 타자가 더 유리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다른 팀 선수들의 명예 회복이 어느 때보다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예측 불허 시즌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소속팀 SK와 4년 86억 원이라는 FA 대박을 터뜨린 최정이 토종 선수 중에서는 주목 1순위다. 최정은 올 시즌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에 뛰지 못해 내년에 대한 책임감이 더 크다. 정확성과 거포 능력을 동시에 갖춘 천재 타자로 평가받고 있는 최정이 연봉 11억 원의 가치를 해낼 수 있다면 최고의 타자가 될 수 있다.
투수 최고액으로 둥지를 옮긴 좌완 장원준(두산)도 4년 총액 84억 원의 계약을 맺고 어깨가 무거워졌다. 올 시즌 10승9패 평균자책점 4.59로 승운이 좋았던 장원준이지만 내년에는 제대로 된 실력으로 리그 타자들을 상대해야 한다. 4년 80억 원으로 삼성에 남은 윤성환 역시 삼성의 약해진 마운드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 GG로 열린 문, 외국인 MVP도 가능할까
지난해 앤디 밴 헤켄이 골든글러브에서 깬 '외국인 징크스'는 MVP에서도 깨질까. 지난 시즌 박병호와 타점왕을 놓고 다툰 에릭 테임즈(NC)는 올해 타점(121점)에서 2위, 홈런(37개)에서 3위에 오르며 박병호의 대항마였다. 올해도 역대 3번째 외국인 MVP를 노려볼 만하다. 거포 톱타자 야마이코 나바로(삼성)도 올해 보여줬던 컨택 능력과 한 방을 모두 보여준다면 충분히 그라운드를 휩쓸 수 있는 타자다.
밴덴헐크는 떠났지만 지난해 20승 고지에 오른 밴 헤켄(넥센) 역시 기량을 유지한다면 다시 한 번 MVP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대체 선수로 넥센에 돌아와 승률왕을 오르는 기량을 선보인 헨리 소사는 LG로 둥지를 옮겨 다시 에이스에 도전한다. 메릴 켈리(SK), 조쉬 스틴슨(KIA), 타자 잭 한나한(LG) 등 '뉴 페이스'들도 주목해볼 만하다.
무엇보다 '둥근 공'만큼 알 수 없는 것이 야구의 의외성이다. 지난해를 앞두고 서건창(넥센)이 내로라 하는 거포들을 제치고 리그 최고의 MVP 자리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찾기 힘들었다. 서건창이 리그 최초로 200안타를 때리면서 교타자도 MVP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처럼 사람들에게 야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선수들은 어디서든 탄생할 수 있다. 그래서 눈을 뗄 수 없는 것이 야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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