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씩 넘어졌지만 쓰러지지는 않았다. 추신수(33)가 다시 폭주를 준비, 2015시즌 반등을 꾀하고 있다. 최악의 한 해를 뒤로하고 명예회복에 나선다.
추신수에게 2014년은 악몽 그 자체였다. 지난겨울 텍사스와 1억 30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체결했지만, 부상이 추신수의 발목을 잡았다. 5월초까지만 해도 부상 속에서도 커리어하이를 찍을 기세였지만, 팔꿈치와 발목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됐다. 구심의 스트라이크존 판정까지 추신수를 괴롭혔고, 결국 8월 24일 경기를 마치고 수술을 위해 시즌 아웃됐다. 2014시즌 123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4푼2리 13홈런 40타점 58득점 3도루 OPS .714로 풀타임 빅리거가 된 후 커리어로우를 기록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수차례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2006년 클리블랜드에서 마침내 주전 외야수가 됐지만 이듬해 수술대에 올랐고, 2011년에는 몸에 맞는 볼로 지독한 슬럼프에 빠졌다. 그럼에도 매번 추신수는 곧바로 일어섰다. 2008시즌 중반부터 94경기를 소화하며 14홈런 OPS .946을 찍고, 이후 2년 연속 20-20을 달성했다. 2012시즌 또한 슬럼프를 극복하며 풀시즌을 소화, 2013시즌에는 신시내티서 리그 최고 리드오프로 떠올랐다.

그래서 2015년이 추신수에게는 반등의 해가 될 확률이 높다. 이미 수술을 통해 컨디션은 100%에 가까워지고 있다. 텍사스 팀 상황도 추신수에게 맞아 떨어진다. 리오스의 이적으로 가장 편한 포지션인 우익수로 출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 동안 익숙치 않은 중견수와 좌익수로 뛰면서 수비 부담도 느꼈지만, 마침내 자기 자리를 찾게 됐다. 추신수 외에 주축 선수들도 2014시즌을 완주하지도 못하고 부상으로 빠졌으나, 그만큼 2015시즌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텍사스의 전력누수가 크지 않기 때문에 2014년의 악몽이 반복될 확률은 극히 낮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내릴 수는 없다. 추신수는 나이를 놓고 보면 전성기를 지날 시점이다. 한국나이로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만큼, 리그 최정상급 선수로 귀환은 어려울지도 모른다. 타자는 나이를 먹을수록 배트스피드가 느려진다. 수비 범위도 좁아지고 송구 능력도 저하된다. 회복속도가 늦기 때문에 162경기 살인 일정에 대한 부담도 커진다.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는 추신수의 2015시즌 성적을 타율 2할6푼4리 16홈런 62타점 86득점 출루율 3할6푼9리 장타율 .417로 전망했다. 2014시즌보다는 나은 성적이지만, 가장 좋았을 때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
이런저런 예상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실체를 보려면 뚜껑을 열어야 한다. 그래도 분명 추신수의 2015시즌이 2014시즌과는 다를 것이다. 건강한 추신수라면, 얼마든지 팀에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 텍사스의 폭주기관차는 2015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달려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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