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의 날이었다. '별그대'는 이변 없이 무려 10관왕에 올랐지만,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충분히 일리 있는 편애였기 때문에.
지난 2014년 마지막날인 12월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4 SBS 연기대상에서는 '별그대'가 10관왕에 올랐다. 대상을 수상한 전지현이 3개,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김수현이 3개, 두 사람이 공동으로 베스트 커플상까지 골고루 나눠가졌다. 또한 우수연기상에 신성록, 특별 연기상에 김창완, 뉴스타상에 안재현의 이름이 호명되며 10개의 상이 '별그대'에서 돌아갔다.
이 쯤 되면 '별그대' 몰아주기다. 1년 중 SBS에서 방영된 수많은 드라마들 가운데 '별그대' 한 편이 이토록 많은 상을 독식했다. 그럼에도 이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이는 없다. '별그대' 돌풍은 지난 2014년 1년 내내 쉽게 꺼지지 않은 불씨였기 때문.

'별그대'의 독식은 예정돼 있었다. 방송된 지 1년이나 지났지만 '별그대' 신드롬은 쉽사리 잊기 힘든 돌풍이었다. 김수현과 전지현은 지금까지도 도민준과 천송이라는 이름으로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남았고, 두 사람 모두 별다른 국내 활동이 없었기 때문에 이는 더욱 긴 여운으로 남았다. 이번 시상식이 있기 훨씬 전부터 '별그대'의 독식은 이변 없는 당연한 일이었다.
또 '별그대'는 중화권 내에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며 새로운 한류의 바람을 일으켰다. 김수현과 전지현이 중화권에서 상상 이상으로 높은 수익을 올렸다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문화적인 영향도 컸다. 예를 들어 천송이가 애용하던 치맥이 중국 내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잡았다. '별그대' 이후로 중화권은 한류의 가장 큰 시장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별그대' 독주 속에서 다른 SBS 드라마들은 그다지 큰 힘을 쓰지 못했다. '별그대' 이후 크게 히트한 드라마도 드물 뿐더러 단순히 시청률 면에서도 그러했다. '별그대'는 시청률도, 화제성도, 그 영향력도 그야말로 '갑'이었다.
이날 시상식의 관전 포인트는 전지현과 김수현 두 사람 중 누구에게 대상이 놀아가느냐였다. 두 사람을 제외하곤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마지막까지 팽팽한 논쟁을 만들었던 이 문제는 결국 천송이로 다시 전성기를 맞은 전지현의 대상으로 결론 내려졌다.
'별그대'의 힘 덕분인지, 이날 SBS 연기대상은 3사 시상식 중 시청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날 SBS 연기대상'의 1부, 2부는 각각 10.2%, 12.6%(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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