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은 지금] 日, 아시안컵 옵션은 '가가와 볼란치'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5.01.01 08: 53

 승부조작으로 인한 '아기레 쇼크'를 딛고 아시안컵 2연패를 노리는 일본이 새로운 전술 카드를 뽑아들었다. 가가와 신지(26, 도르트문트)의 볼란치 기용이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1일 2015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일본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옵션 중 하나로 가가와가 볼란치에 기용될 것이라 보도했다. 스포츠닛폰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마지막날인 12월 31일 치바현에서 훈련을 실시한 일본은 미니게임을 통해 가가와를 4-4-2 포메이션의 더블 볼란치 자리에 두고 테스트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가와가 볼란치로 뛴 것은 이날 훈련이 처음이었다. 이제까지 아기레 감독은 가가와에게 4-3-3의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서 윙 하프 역할을 맡겼으나, 10대10 미니게임에서 엔도 야스히토(감바 오사카)와 발을 맞춰 더블 볼란치로 나선 것. 주전조에서 뛴 가가와는 처음 뛰는 포지션에서도 오카자키 신지(마인츠)에게 깔끔한 스루패스를 연결하는 등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가가와 본인은 연이은 포지션 변화에 당혹스러워하는 기색이다. 가가와는 훈련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에서 어디에 기용될지 알 수가 없다"며 곤혹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나는 뒤에서 풀어가는 타입의 선수는 아니다. 공격에서의 강점을 잃고 싶지 않다"며 예전처럼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문제는 현재 일본 축구대표팀의 2선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이다. 일본의 넘버 원 에이스 혼다 게이스케(AC밀란)를 비롯해 기요타케 히로시(하노버) 이누이 다카시(프랑크푸르트) 무토 요시노리(FC도쿄) 고바야시 유(가와사키 프론탈레) 등이 포지션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전술적으로 폭넓은 가능성을 만들기 위해 가가와를 볼란치로 기용하는 방안을 고려해낸 셈이다.
가가와가 볼란치로 뛰게 된다면 아기레 감독은 2선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4-4-2뿐만 아니라 3-4-3도 병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가가와는 자신에게 맡겨진 새로운 역할이 만족스럽지 않은 모양새지만, 이날 그와 더블 볼란치로 호흡을 맞춘 엔도는 "이른 단계에서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보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가가와도 "(포지션에 관해서는)아기레 감독과 확실하게 이야기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2011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팀인 '디펜딩 챔피언' 일본이 승부조작 의혹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새로운 시스템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1960년 대회 이후 55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한국의 가장 위협적인 라이벌로 손꼽히는 일본이 과연 가가와의 볼란치 기용이라는 카드를 대회 때 선보일 것인지 궁금해진다.
costball@osen.co.kr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