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재생공장 시즌2, 김성근 감독 노림수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1.01 13: 06

한화의 재생공장 시즌2가 시작됐다. 시즌1의 공장장이 2000년대 중후반 김인식 전 감독이었다면 시즌2 공장장은 김성근(73) 감독이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 부임 후 새로운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고 나섰다. FA 및 외국인선수는 물론 다른 팀에서 나온 방출 선수들에게도 손을 뻗쳤다. SK 출신 베테랑 투수 임경완, LG에서 나온 내야수 권용관, 외야수 황선일, 포수 이주호를 일본 마무리캠프에 데려왔다. 
이어 최근 넥센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외야수 오윤도 한화 유니폼을 입는다. 김성근 감독이 그에게 직접 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경완과 권용관에 이어 오윤까지 전 소속팀에서는 기회가 마땅치 않았지만 김성근 감독의 부름을 받고 한화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김성근 감독은 과거부터 방출 선수들을 끌어 모으는 스타일이었다. SK 시절만 해도 가득염·최상덕·이승호·윤재국·신윤호·손지환·최길성·김용우·안경현·전준호·박진만 등 다른 팀에서 나온 베테랑 선수들을 매년 영입했다. 최강 전력을 자랑하던 시기에도 방출 선수들을 수혈했다. 
가득염·이승호·박진만처럼 부활에 성공해 쏠쏠하게 활약한 선수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방출 선수들이 크게 공헌하지는 못했다. 한화에 온 방출 선수들도 쓰임새의 문제도 있겠지만 냉정하게 보면 다른 팀에서 기량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 번 떨어진 기량을 회복하는 건 쉽지 않다. 
그런데도 김성근 감독이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김 감독은 "우리나라는 일찍 끝내는 선수들이 너무 많다. 선수층은 얇은데 이렇게 선수들을 빨리 은퇴시켜서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조금이라도 쓰임새가 있고, 살아날 수 있다면 나이에 관계없이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사상 첫 144경기 체제로 치러지는 올 시즌, 선수층 문제는 리그 판도를 좌우할 절대적인 요소가 된다. 
또 하나 방출 선수들이 핵심 주축이 될 수는 없어도 스페셜리스트는 될 수 있다. 김 감독은 "선수는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큰 역할은 아니어도 조금씩 요소요소에 맞게 쓴다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경완은 경기 후반 원포인트, 권용관은 유격수 백업, 오윤은 좌투수 전문 대타로 각각 활용도가 있다. 김 감독은 "가을캠프에서 임경완과 권용관이 생각보다 좋더라"고 만족했다. 
물론 방출 선수들의 가세로 기존 선수들, 특히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줄어들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재생공장 시즌1 시절 한화는 선수층이 두텁지 못했고, 그때 그때 다른 팀에서 나온 베테랑 선수들을 계속 영입했다. 이 과정에서 단기 성적에만 신경 쓰다 세대교체가 늦어져 '암흑기'를 초래하는 악수를 두고 말았다. 
지금 한화도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는 시기라 재생공장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김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진정한 프로라면 경쟁이다. 팀은 경쟁이 심할수록 좋다. 그 선수가 갖고 있는 기량이 어느 정도인지가 문제다. 프로는 실력이 우선이고, 서로 이기면 되는 것이다"라는 것이 김 감독의 말. 방출 선수든 기존 선수든 젊은 선수든, 결국 경쟁을 통해 살아남는 자만이 1군에서 뛸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한화의 내부 경쟁은 더욱 뜨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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