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국, 때 늦은 신인상 '값지도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1.01 11: 12

어쩌면 가수 겸 배우 서인국은 케이블채널 작품을 통해 스타로 성장한 1호 배우다. 그 역사가 얼마 되지 않은 케이블채널이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은 불과 최근 몇 년 사이 이뤄진 일. 케이블채널 드라마의 출연은 지상파에서 이름을 알린 배우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는 장으로 여겨지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태생부터가 케이블채널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인 서인국은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화려하게 수놓은 작품을 모두 케이블채널에서 찍었고, 이를 통해 배우라는 직업에 적합한 재능을 찾았다.
tvN ‘응답하라 1997’, ‘고교처세왕’ 등 출연해 인기를 끌었던 작품들을 보면 ‘케이블왕자’라는 별명은 서인국에게 참 잘 어울린다. 그리고 이 케이블왕자는 지난달 31일 열린 2014 KBS 연기대상에서 조금 늦은 감이 있는 신인상을 손을 거머쥐며 의미 있는 행보를 보였다.
서인국은 현재 KBS 2TV 수목드라마 ‘왕의 얼굴’에 출연 중이다. 조선 선조 때 광해군 역을 맡은 그는 첫 사극 출연임에도 불구, 자신만의 광해를 그려내며 다시 한 번 타고난 연기력을 발휘하고 있다.

사실, ‘왕의 얼굴’은 시청률에서는 아직까지 큰 즐거움을 맛보지 못하고 있지만 주인공인 서인국의 연기와 캐릭터에 대해서만큼은 크게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퓨전 사극이란 점에서, 그 동안 무수히 많은 작품에서 봐온 ‘광해’를 다룬 작품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에게는 지겨운 소재일 수 있으나 서인국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이를 모두 상쇄하며 드라마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케이블채널에 진작 연말시상식이 있었다면 서인국은 신인상을 받고도 남았을 배우다. 그 때문일까? 그의 신인상 수상은 값지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생애 단 한 번 받을까 말까 한 상이라지 않나. 수상 직후 서인국은 “사실은 KBS에서 데뷔를 했다”며 연기자 데뷔작 ‘사랑비’(2012)를 언급했다. 약 3년 만에 돌아온 연기 고향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서인국은 케이블 드라마에서 성장해 지상파 주연으로 입성한 이례적인 케이스의 배우다. 그가 이처럼 자라올 수 있었던 것은 연기자로서의 재능과 열정, 노력 등의 결과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수상 소감에서도 그는 “항상 뒤에서 고생해주시고 땀 흘려주셔서 감사하다. 한 분 한 분 호명하기엔 시간이 필요할 거 같다. 따로 전화 드리겠다. 단 한 번의 상 신인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남은 촬영 열심히 해서 ‘왕의 얼굴’을 완벽하게 끝내겠다”며 열정 섞인 포부를 드러냈다.
가수로 데뷔해 배우로서의 재능을 발견하고, 차근차근 성장해 온 서인국이 '믿고 보는 배우'의 자리에 들어선 지는 꽤 오래됐다. 케이블과 지상파를 가리지 않고, 스타를 뛰어넘는 배우로 성장해 갈 그의 미래가 기대감을 자아낸다.
eujenej@osen.co.kr
2014 KBS 연기대상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