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 새해엔 안티 청산하나..전화위복 조짐[Oh!쎈 초점]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1.01 15: 37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 했던가. 방송인 김구라를 향한 대중의 온기 어린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분명 얼마 전까지 모두를 ‘뜨악하게 하는’ 촌철살인의 독설로 무명에서 벗어난 이후부터 통장에 차곡차곡 쌓였던 '안티'는 여전히 그를 짓누르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본의 아니게 공개된 힘겨운 가정사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조짐이다.
김구라는 최근 숨겨왔던 가정사가 만천하에 공개되며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공황장애로 입원까지 하고 출연 중인 프로그램 녹화에 불참하는 등 건강이 좋지 못하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걱정을 샀다.
사실 김구라는 냉철한 판단력과 예능 흐름을 꿰뚫는 재치, 그리고 박학다식을 바탕으로 ‘독설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다소 부족해보이면서 웃음을 선사하는 다른 개그맨들과 달리 똑똑하고 어쩌면 건방져 보일 수 있는 웃음 형성 방식으로 인해 사랑과 비난을 동시에 받는 연예인 중 하나였다. 그의 통쾌한 독설을 좋아하는 이들이 있는가하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이들도 많았다.

특히 최근 2년 사이 관찰 예능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누리며 전문 예능인이 아닌 배우나 가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며, 웃겨야 사는 개그맨 김구라의 입지도 좁아진 것이 사실이었다. 전문 예능인들이 설 자리를 잃은 것은 김구라 뿐만이 아니라 전체 개그맨들의 문제인 것은 변함 없지만 말이다. 이런 가운데 김구라는 예능과 사회 전반 비평을 내세우는 JTBC ‘썰전’, 독설의 활용 가치가 높은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라는 텃밭을 유지하고자 많은 노력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한 예능프로그램 PD는 최근 OSEN에 “김구라 씨는 예능 PD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예능 동향을 묻거나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는 방송인”이라면서 “워낙 대체 불가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수시로 분석하고 수많은 예능프로그램과 예능인들을 분석해 자신이 해야할 몫을 하고자 하는 노력형이다”라고 예능인 김구라의 성공 요인을 털어놨다.
예능인으로서 사랑을 받는 그가 잘 알려진대로 현재 개인적인 어려움에 놓여 있는 상태. 한가지 다행인 점은 이 같은 사안이 알려지며 그를 끈질기게 괴롭혔던 ‘안티’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것. 특히 지난 달 29일 MBC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펼친 ‘셀프 디스’는 그를 향한 날선 송곳을 조금은 거두는 계기가 됐다.
그는 대상 후보 인터뷰에서 “혼자 유난떨어 죄송스럽다. 자업자득이다. 건강하지 못한 모습 보여드려 죄송하다”라고 도리어 사과했다. 이어 “여러분의 가정 행복하시길 바란다. 수염은 면도할 시간 없었다. 칩거 후 나타난 정치인처럼 수염을 길러 봤는데 제 뜻대로 되지 않았다. 세상 일이 내 뜻대로 안된다”라고 ‘셀프 디스’를 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아울러 자신보다 시청자 투표를 적게 받을 것 같은 후보를 묻자 “내가 지금 그런 것이 무슨 의미냐”라고 덧붙여 재치 넘치는 입담을 자랑했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방송에 매달렸던 것을 아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이 같은 모든 것을 초월한 듯한 자학 개그는 찡한 웃음을 선사했다. 포털 사이트만 살펴봐도 김구라와 관련된 기사 댓글에는 그를 향한 따스한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웃음을 안기고자 전력투구하는 예능인, 그리고 아들 김동현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는 아버지 김구라에 대한 시청자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인 것.
물론 김구라가 뮤직 토크쇼 부문 특별상을 받은 직후 수상 소감에서 말한대로 자신의 효용 가치인 독설 개그를 하는 한 ‘안티’가 따라붙을 수밖에 없을 터다. 그래도 이번 안타까운 가정사가 그의 방송 인생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게 하고 있다.
jmpyo@osen.co.kr
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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