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듀오 리쌍의 길이 자숙 후 약 8개월 만의 복귀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공연을 통해 볼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여전한 실력과 카리스마. 뮤지션 길은 건재했다.
리쌍은 지난달 30, 3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정인, 스컬&하하와 함께 합동 연말콘서트 ‘합X체’ 무대에 섰다. 연말을 마무리하는 뜻 깊은 공연이기도 했지만, 특히 길의 복귀에 모든 이목이 집중됐다.
스컬&하하의 레게 공연으로 시작된 콘서트는 정인의 무대를 거쳐 세 번째 리쌍의 차례로 이어졌다. 공연 전 리쌍을 소개하는 짧은 영상이 나올 때부터 팬들은 흥분하기 시작했고, 곧 스피커를 통해 리쌍의 ‘독기’가 흘러나오자 팬들은 더 없이 큰 환호성으로 길과 개리를 반겼다. 어둡고 싸늘한 분위기의 무대와 조명. 리쌍은 첫 두 곡을 특별한 퍼포먼스 없이 담담하게, 하지만 강하게 불러나갔다.

‘역시 길은 길이다’라는 것이 첫 느낌. 리쌍의 음악을 구축해오고, 그러면서 개리의 랩과 딱 맞는 보컬을 구사한 길의 실력은 분명 대체불가였다. 이후 리쌍은 ‘발레리노’, ‘TV를 껐네’,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개리와 기리’ 등 팬들을 추억에 빠트리는 명곡들로 공연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길이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에 한편에서는 ‘복귀가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지난 4월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켜 자숙기간을 갖게 된 길은 방송이 아닌 공연으로 조심스레 복귀를 알렸다. 그리고 길 역시 아직도 팬들에 미안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가득.
첫 인사를 하기에 앞서 길은 고개를 깊이 숙이며 사과 인사를 했다. 그는 “정말 그리웠다. 그리고 또, 너무 죄송하다”라는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하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그토록 기다려왔던 리쌍 공연이었지만 길은 말을 아끼고 최대한 자제하며 음악으로만 팬들과 소통하려 했다. 그리고 리쌍 만이, 길 만이 할 수 있는 음악과 공연이 보는 이의 마음을 두드렸다.

이렇게 길은 음악 활동에 다시 한 발짝 뗐다. 길을 과연 방송에서 언제쯤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유재석은 “그 녀석과 그 전 녀석”이라는 ‘웃픈’ 말로 노홍철과 길을 언급하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친구들이 직접 사과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이들의 복귀를 조심스레 기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이번 리쌍이 참여한 콘서트 ‘합X체’에는 하하를 비롯해 유재석, 정형돈 등 ‘무한도전’ 멤버들이 적극 지원사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뮤지션 길의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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