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왕의얼굴' 서인국, '부전자전' 아니라서 다행이다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5.01.02 07: 07

광해군은 정말 그런 왕자였을까?
KBS 수목극 '왕의 얼굴'에서 그려낸 광해군(서인국)은 완벽에 가까운 왕자 그리고 남자였다. 특히 왜적의 침략에 백성들을 버리고 자기 혼자 살겠다고 도망가는 선조(이성재)에 비교할 때, '부전자전'이라는 말은 이들 부자와는 상관없는 말처럼 보였다.
1일 방송된 KBS '왕의 얼굴'에서는 왜적들이 도성 앞까지 쳐들어오는 모습이 그려졌다. 왜적들의 침략에 앞서 선조는 광해군을 서둘러 세자에 책봉한다. 전란에 세자가 상할 경우를 대비해 광해군을 '총알받이'로 내놓은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

선조는 광해군을 남겨놓은 채 밤길을 제촉해 도성을 빠져나가고, 광해군은 신하들의 피신 권유에도 홀로 도성에 남는다. 아직 피신하지 못한 백성들을 안타깝게 여겨, 그들이 도성을 나갈 때까지 왜적에 맞서겠다는 계획. 남은 군사들을 추스려 게릴라전을 계획하는데, 임해군은 "아바마마 없는 궁에 네가 왕 노릇이냐"고 비아냥거린다.
임해군의 비난에도 게릴라전을 무사히 성공시키고, 백성들이 도망 갈 시간을 번다. 이후 광해군도 자신의 부하들과 서둘러 서울을 떠나려고 하는데, 임해군이 왜적들에게 잡혔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자신을 그렇게나 괴롭히는 형이건만, 광해군은 "내 형이기 때문에 구해야 한다"며 부하들마저 물리고 혼자 형을 구하러 간다.
형을 구하고 이제 피난을 갈려는 찰나, 광해군은 왜적의 총에 맞고 쓰러진다.
이날 광해군은 백성들을 불쌍히 여기는 정의로운 왕의 모습과 자신을 싫어하는 형까지 구하는 형제의 의리를 보이며 우리가 꿈꾸는 리더의 모습을 선사했다. 이에 반해 선조는 홀로 피난간 것도 모자라, 백성들의 비난에 자신의 신하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찌질'한 모습을 보였다.
선조에게서 이런 광해군이 태어난 것을 기뻐해야 할까? 이런 광해군의 아버지가 선조라는 것을 안타까워해야 할까? 비록 허구가 섞인 이야기지만 광해군이 정의감과 의리로 뭉친 세자였다는 사실에 묘한 안도감이 든다. 부디 왕이 되어서도 이런 성정을 잃지 않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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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얼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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