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썰전’ 김구라, 없다 있으니까 알게된 익숙함의 내공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5.01.02 07: 11

김구라가 복귀했다. 지난달 18일 7개월째 치료 중이던 공황장애 증상이 악화돼 입원, 방송활동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했던 김구라가 ‘썰전’을 통해 11일 만에 복귀했다.
김구라는 지난 1일 방송된 JTBC '썰전' 2부 코너 '예능심판자'를 통해 복귀, “모든 게 제 업보이고 제 불찰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병원에 있을 때 면도할 시간이 없었다. 집에만 있으니까 여러 공상을 많이 하게 돼 수염을 길러봤다”고 말하며 씁쓸하게 웃었다. 이윤석이 “김구라씨가 없으니 ‘예능심판자’가 독수리 없는 독수리 오형제 같았다”며 김구라의 복귀를 환영했다.
김구라는 “휴식 중 동료들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았다. ‘사실은 나도 공황장애다’라며 많은 분들이 위로를 해 주셨다. 심적으로 힘든 분들이 많구나를 느꼈다”면서 “개인적인 일 대문에 건강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 죄송하다. 방송의 소중함을 더욱 깨닫고 더 열심히 방송하겠다”고 말했다.

김구라의 방송분은 아나운서 출신의 기업인 김범수가 출연한 ‘썰전 인물 실록’에 불과했다. 이후 방송은 김구라가 건강상 이유로 불참한 ‘2015 미리보는 방송 트렌드’로 채워졌다. 김구라가 있고 없음이 더욱 확연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메인 MC 부재 속, 아나운서 출신의 박지윤이 매끄럽게 진행을 리드했다. 하지만 강용석과 이윤석은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 듯 다소 경직됐고, 이야기의 강약 조절은 사라져 몰입도가 떨어졌다. 김구라의 빈자리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독설가 김구라는 호오가 극명하게 나뉘는 방송인이다. 그러나 대본을 죽죽 그대로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경험과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리드하며 특유의 캐릭터를 구축했고, 그 힘으로 ‘썰전’을 처음부터 이끌어왔다. 익숙함이 권태나 진부함이 된다면 변화가 필요하겠지만, 익숙함에서 나오는 오리지널 내공은 일일 MC도 대체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썰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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