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키맨 인터뷰] 재건 연금술? 이종운 "'어슬렁' 용납 못 해"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1.02 13: 00

롯데 자이언츠 새 사령탑 이종운(49) 감독은 신데렐라가 됐다. 대한민국에 딱 10자리밖에 없는 프로야구단 감독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야구 지도자로 활약하던 이 감독은 작년 롯데 코치로 복귀했고, 채 1년지 지나지 않아 감독 자리까지 거머쥐었다.
이 감독이 감독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건 팀 재건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들 내년 롯데 성적을 비관적으로 전망하지만, 이 감독은 희망을 품고 봄을 기다리고 있다. 2015년 롯데 운명을 결정지을 이 감독으로부터 자신의 야구관과 내년 팀 운영 방향을 들어봤다.
- 이종운의 야구는 어떤 야구인가.

▲스포츠는 이겨야 한다. 프로라는 건 경기를 재미있게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기는 게 최우선이다. 그리고 이기기 위해서 기본에 충실한 팀으로 만드는 것이 내 목표다. 요행수로 이기는 건 오래가지 못하고 팀컬러로 굳어진다면 선수들도 (실력을) 착각하게 된다. "어떤 야구를 하겠다" 이것보다는 기본에 바탕을 두고 경기를 하고 싶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선수들에게 주지시키고 있다.
- 장기레이스를 펼치다보면 때로는 포기할 때도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양키스 출신 포수인 요기 베라가 한 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를 무척 좋아한다. 경기에서 결과가 안 좋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선수들에게 요구할것이다. 그런데 이건 점수 차가 많이 벌어졌을 때에도 전력을 다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당연히 144경기 레이스를 펼치다 보면 포기해야 할 순간이 온다. 내가 말하고싶은 이야기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이다. 난 어떤 상황에서든 포기하지 않겠다는 선수들의 마음을 볼 수 있다.
- 부임 후 선수단과 자주 이야기를 했다고 들었다. 무슨 이야기였는가.
▲상호존중과 예의를 갖추자고 이야기 했다. 서로 기본적인 믿음이 없다면 야구를 할 수 없다. 그리고 운동장에 나가면 언제나 최선을 다하자고 계속 말한다. 낫아웃 상황에서 뛰지 않고 더그아웃에 돌아오는 건 용납 못한다. 그건 메이저리그에서도 용납 못한다. 어쨌든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상기시키는데 힘을 쏟고 있다.
- 감독으로는 올해가 처음이다. 같은 감독이지만 닮고 싶은 인물이 있다면?
▲김경문 감독과 같은 스타일을 좋아한다. 감독은 과묵하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선수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데 김경문 감독이 그런 부분에 굉장히 뛰어나다고 본다. 이번에 내가 프로야구 감독이 돼서 같이 경기도 하게 됐지만 그런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 그렇다면 최근 2년 동안 롯데 성적이 좋지 않았던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자칫 전임감독을 비판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서 무척 조심스럽게 답했다.) 굳이 꼽자면 선수들이 자기가 갖고있는 기본적인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강민호가 올해 홈런 16개에 40타점을 겨우 넘는데, 60타점에 홈런 10개 더 하면 최소 5승도 더 따라올 것이다. 올 겨울 선수보강이 안 되어있기 때문에 훈련을 시켜야 한다.
- 선발투수 두 명은 어떻게 채울 것인가.
▲투수들 모두 충분히 선발이 가능하다고 본다. 선발투수는 팀에서 다들 원하는 자리다. 기존 베테랑선수 중에서도 선발로 던질 선수가 보인다. 특히 김승회가 선발로 전향할 수도 있다. 일단 선수하고 이야기 해봐야 하지만 고려는 하고 있다. 그리고 마무리투수를 새로 세우는 것이다. 코치들한테도 '중간투수는 중간투수 훈련만 시키지 말고. 길게 던질 수 있도록 기량 만들어봐라. 그 다음에 포지션을 정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 타선은 손아섭 1번 외에는 큰 변화가 없는가.
▲타자는 어느정도 갖춰졌다고 본다. 손아섭이 1번을 치면 우리 타순은 좋아진 것이다. 관건은 아두치가 얼마나 해주느냐다. 3번 타자로 적합하다면 손아섭이 1번으로 갈 수도 있다. 그 외에는 정해준 것은 없다. 좌익수로는 김민하와 하준호, 김대우를 기대한다.
- 끝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내가 너무 낙관하는지 몰라도 희망을 갖고 동기부여를 준다면 의외로 선수들이 일을 낼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 팬들, 희망도 기대도 커서 실망도 컸을 것이다. 2015년 선수들이 하는 거 지켜봐주시고 따뜻한 격려 부탁드리고 새로운 모습의 롯데 태어나게 최대한 역량을 발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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