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체제에 대한 화끈한 지원이다. SK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소속 선수를 모두 잔류시키며 김용희 신임 감독의 청사진에 힘을 실었다. 최악의 상황이 우려되던 FA시장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결론이 났다.
SK는 1일 올해 FA선수들 중 마지막까지 계약을 하지 못한 나주환 이재영과 계약을 마쳤다고 공식 발표했다. 원소속구단 우선협상기간, 그리고 타구단 협상기간 중 뚜렷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던 두 선수는 SK로 돌아와 각각 1+1 계약을 맺었다. 올해 옵션 달성 여부에 따라 내년 연봉도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두 선수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이번 FA자격행사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로써 SK는 FA자격을 행사한 5명의 선수를 모두 잔류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자격 행사를 포기하고 1년 재계약을 맺은 박진만까지 생각하면 6명을 모두 잡았다. 전력 유출이 하나도 없는 셈이다. 특히 타 팀의 관심을 받은 최정(4년 86억 원) 김강민(4년 56억 원)을 모두 눌러앉힌 것은 최대 성과로 손꼽힌다. SK는 이번 FA시장에서 총액 기준 174억 원을 썼고 이는 삼성(173억 원)을 뛰어넘는 구단 최고 지출액이다.

“처음 FA시장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솔직히 전원 잔류는 예상하지 못했다”라는 한 구단 관계자의 말대로 최상의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사실 5명의 선수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근래 FA시장에서 항상 주축선수를 뺏겼던 아픔이 있는 SK이기에 더 그랬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구단의 자존심이 걸려 있었고 신임감독 체제에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과감히 돈다발을 풀었다. 나주환 이재영의 경우는 복잡한 시장논리에 오히려 득을 본 감도 있었다.
이로써 SK는 올해 상위권 재진입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최정 김강민은 부동의 주전 선수들이다. 조동화는 외야 유틸리티 플레이어 및 클럽하우스 리더로서의 가치가 크다. 나주환은 지난해 팀의 주전 2루수였다. 무주공산인 팀 2루수 구도에서 힘을 보탤 수 있다. 144경기 체제임을 고려하면 투수는 많을수록 좋고 이재영 또한 일정 부분 가치를 가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장에서도 이번 FA시장 성과에 대해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특히 야수들을 모두 잔류시켜 경쟁에 불을 붙일 수 있게 됐다. 외국인 선수 선발 등의 현안에도 여유가 생겼다. 아직 외국인 야수를 뽑지 않은 SK는 이번 FA 시장의 성과를 업고 천천히 일을 진행하겠다는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 SK는 오는 5일 문학구장에서 시무식을 갖고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15일에는 전지훈련지인 플로리다로 출발하며 재활 선수들은 별도의 캠프로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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