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는 지난해 토종 선발진의 붕괴로 한동안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염경엽 넥센 감독은 "질이 안되면 양으로 승부해야 한다"며 토종 선발 후보를 약 7명 정도로 넓게 잡았다. 오재영, 문성현을 비롯해 김대우, 강윤구, 금민철, 김영민, 장시환 등을 모두 선발 경쟁 선상에 놓았으나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오재영, 문성현이 시즌 초부터 흔들렸고 이들이 7월 돌아온 뒤로는 외국인 원투 펀치와 함께 줄곧 4선발로 유지될 정도로 다른 선발 후보들이 힘을 내지 못했다. 넥센의 팀 평균자책점은 5.25로 5위. 타고투저의 해였다고는 하지만 지난해와 같은 선발 로테이션으로는 다시 어려운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염 감독은 올해 감독 3년차를 투수진 완성의 단계로 봤다. 염 감독은 "지난해까지 2년 동안 투수들을 키우려고 많은 노력을 했는데 잘 안됐다. 올해는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며 올 시즌에 임하는 책임감을 밝혔다. 올해 역시 팀의 주요 과제는 투수 키우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 5선발 후보를 새로 키우는 대신 필승조였던 한현희가 선발진에 들어올 예정이다. 한현희는 입단 첫 해 선발로 4경기에 나서 3패를 기록했으나 평균자책점 4.43으로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한현희가 선발진 한 자리를 메워준다면 문성현, 오재영과 함께 고정 5선발이 가능하다.
염 감독은 그외 금민철과 하영민 그리고 신인 최원태, 김택형 등을 선발 자원으로 보고 육성하고 있다. 부상에서 복귀한 3년차 유망주 신명수는 최근 구위가 올라오면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염 감독은 "일단 많이 준비를 해놓아야 어떤 상황이든 대처할 수 있지 않겠나. 선발 후보는 많을 수록 좋다"고 설명했다.
한현희가 빠진 불펜은 조상우와 김영민, 송신영, 이상민 등이 함께 메운다. 경찰청에서 마무리로 뛰다 전역한 김정훈도 주목할 선수다. 마무리 손승락의 앞에서 한현희만큼의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한 명 탄생한다면 넥센의 마운드는 지난해보다 한층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염 감독은 투수들의 가능성에 대해 "아직 시즌 들어가기 전엔 아무것도 모른다"고 일축했다. 최근 넥센에서 두각을 보인 한현희, 조상우, 하영민 등 어린 투수들 역시 주위의 평가나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1군 무대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또다시 야구계를 놀라게 할 투수를 더 찾는 것이 올해 넥센 마운드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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