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의 연기력이 혹시 늘었으면 어쩌나 걱정을 하다니, 이런 적은 모두가 처음이다. 그룹 젝스키스 출신 연기자 장수원을 바라보는 대중과 업계의 공통된 시선이다. 특히 tvN '미생'의 패러디 드라마 '미생물'로 드라마 주연 데뷔를 앞둔 만큼, 이 같은 바람은 더욱 거세졌다.
'미생' 최종회가 끝나고 TV를 통해 공개됐던 '미생물'의 첫 예고편은 이런 우려를 증폭시켰다. '미생'에서 익숙해진 사무실을 배경으로 걷다가 뒤로 돌아선 '미생물' 장그래 역 장수원이 정면을 응시하며 건넨 "괜찮아요?"라는 대사는 '로봇연기의 달인'이라고 하기엔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연기가 늘어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건 당연했다.
'미생물' 흥행을 가능하게 될 최대요인이 장수원의 '로봇 연기'로 손꼽히는 만큼, 이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일 것으로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작진과 함께 연기를 했던 배우들은 OSEN에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며 "장수원의 연기가 늘지 않았다"는 말로 안심케 했다.

'미생'을 연출한 백승룡 PD는 "장수원은 장수원 만의 연기 특성이 있다. 확실히 '못한다'는 게 아니다. 최선을 다하고 있고, '미생물'을 통해 실제로 로봇에서 생물이 되어가고 있다.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좀 늘었나?' 싶다가도 긴가민가 하는 기분이 든다"고 실제로 접한 장수원의 연기를 평했다.
이어 '사무실 티저에서 본 장수원의 연기가 자연스러워 걱정이다'고 말을 건네자 "안심해도 좋다"는 따뜻한 답변이 돌아왔다. 백 PD는 "사무실 장면은 그렇게 보일 수 있다. '괜찮아요?'라는 대사는 (장수원이) 하도 많이 반복해서 실제로 잘 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안심해라. 다른 연기를 할 때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생'에서 강하늘이 소화했던 장백기 역을 '미생물'에서 맡게 된 개그맨 황제성의 입장도 이와 비슷했다. 황제성은 "현장에서 직접 본 수원이 형의 연기는 대단했다. 로봇인지 사람인지 당최 구분이 되질 않았다. 정말 '로봇 메소드 연기'였다. '메소드 연기를 하겠다'고 회식 장면에서 술을 실제로 마시겠다는 걸 억지로 말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장수원은 정말 초심을 잃지 않았을까. 그의 '로봇 연기'의 평가는 2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되는 tvN 신년특집기획 드라마 '미생물' 첫 방송을 통해 시청자에게 직접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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