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사우디전 키워드, '머리'와 '허리'를 주목하라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1.03 06: 00

사우디아라비아전 키워드는 '머리'와 '허리'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시선이 플랜B를 향하고 있다.
슈틸리케호는 오는 4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6시 호주 시드니 퍼텍경기장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은 9일 개막하는 2015 AFC 아시안컵서 오만, 쿠웨이트, 호주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지난 1956년과 1960년 1, 2회 대회서 2연패를 달성한 이후 55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조준한다.

사우디아라비아전은 실전을 앞두고 갖는 최종 모의고사다. 내용과 결과가 모두 중요한 한 판이다. 지난달 27일 출국해 일주일간 담금질을 마친 대표팀엔 전술 점검과 조직력 다지기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 기성용과 이청용 없는 슈틸리케호?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은 말이다. 하지만 사우디전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청용은 지난달 29일 허더스필드전서 풀타임을 소화한 뒤 2일에서야 호주에 입성했다. 기성용은 2일 자정 퀸스 파크 레인저스전까지 풀타임을 뛰어 사우디전이 임박해서야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다.
출전 시간을 장담할 순 없지만 무리하지 않을 것은 확실하다. 둘은 소속 팀서 연달아 풀타임을 뛰며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당장 휴식이 필요하다. 사우디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채 교체 출격할 가능성이 높다.
슈틸리케 감독으로선 플랜B를 다듬을 좋은 기회다. 중원사령관인 기성용의 자리엔 구자철과 이명주 등이 한국영과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다. 수비수 장현수, 박주호 등도 중앙 미드필더로 뛸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1월 요르단과 평가전서도 기성용을 벤치에 대기시킨 채 장현수-한국영 조합을 실험한 바 있다.
우측면 날개도 이청용이 빠지면 그림이 많이 달라진다. 슈틸리케호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한교원부터 이근호, 조영철, 구자철, 남태희 등이 공백을 메울 수 있다. 이들 모두 멀티 플레이어라는 공통점이 있다. 슈틸리케 감독으로선 다양한 전술 실험과 함께 플랜B를 가동할 수 있는 무대다.
▲ '원톱' 손흥민과 '타깃형 스트라이커' 이정협
최전방은 슈틸리케호의 최대 고민거리다. 이동국과 김신욱은 부상으로 승선이 좌절됐고, 부진이 길어졌던 박주영도 없다. 공격 선봉에 설 수 있는 이들은 이근호, 조영철, 이정협 셋 뿐이다. 또 한 명 있다. 왼쪽 날개 손흥민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사우디전서 손흥민의 원톱 실험을 암시한 바 있다. 측면이 가장 편하다는 손흥민도 수장의 어떠한 지시에도 따를 것임을 강조했다.
손흥민은 상대적으로 중앙에 비해 공간이 많은 측면에서 배후 침투에 능하고, 측면서 중앙으로 꺾어 들어오며 마무리하는 게 최대 강점이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쉴 새 없이 위치 이동을 강조하는 만큼 손흥민의 원톱 기용이 최전방 공격수로 고민하는 대표팀에 해답을 제시할 수 있다.
깜짝 승선의 주인공인 이정협 카드도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 제1 옵션인 조영철의 제로톱은 이미 수 차례 실험과 검증을 마쳤다. 대표팀 경험이 전무한 타깃형 스트라이커인 이정협은 사실상 대표팀의 마지막 공격 옵션이다. 중동에 강한 이근호와 득점력이 물오른 손흥민의 원톱 실험과 함께 이정협 카드가 기대되는 이유다. 186cm의 장신 공격수인 이정협이 슈틸리케 감독의 근심을 덜어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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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이청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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