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가 깔끔한 구성과 재미 쏠쏠한 내용으로 눈길을 끌었다.
2일 오후 첫 방송된 KBS 2TV 3부작 예능프로그램 ‘나비효과’는 베일에 가려진 예언자의 황당하고 특이한 예언을 보며 7인의 미래평가단이 과연 이 미래가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을 펼치는 프로그램.
MC 박지윤, 최동석의 자연스러운 진행과 예측가들의 재치 입담, 그리고 ‘미래 예측’이라는 신선한 내용이 의외의 재미를 선사했다. 또한 붐의 지상파 복귀작으로도 화제를 모았는데, 붐은 방송 초반 “영광스럽다”고 복귀 소감을 밝힌 후 차분하게 진행에 참여했다.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흐름 역시 정리정돈이 잘 된 느낌. 재미도, 정보도 쏠쏠했다.

첫 예언은 ‘남편이 집안일을 하면 집값이 폭락한다’였다. 한 연구에 따르면 “남자가 집안일을 하면 여성화가 돼 성적 매력이 반감된다. 매력이 없어져 부부 싸움이 잦아 지고 아내의 성욕이 감소한다. 출산율이 감소한다. 저출산으로 깡통 주택이 늘어나며 집값이 폭락한다”는 분석이 있었다.
처음 예언만 들었을 때 출연진은 어리둥절했지만, 곧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예언가의 예측을 들은 박지윤은 “남편이 아이를 많이 본다. 아이를 안을 때 팔에 드러나는 잔근육이 매력적이다”라며 ‘성적 매력이 반감된다’는 내용에 대해 반박했다. 레이디 제인 역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유리는 “나는 여성스러운 남자가 정말 매력적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7인의 미래예측 전문가들은 이 예언에 대해 평균 52.7% 동의했다. 집안일 하는 남성에 대한 여성의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 때문에 출산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에 조금 의아해하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칼럼니스트 김태훈은 이 예언에 90% 동의, 전문가들의 평균 점수를 올리는 역할을 했다.
두 번째 예언은 ‘샤워를 오래 하면 벌레버거를 먹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날 출연진은 모두 녹화 전 대기실에서 ‘벌레로 만든 햄버거’를 먹었다. 이들은 그냥 간식으로 생각하고 먹었지만, 사실 이 햄버거에는 갈색 거저리라는 벌레가 들어 있었던 것. 몸에 해롭지는 않지만 피하고 싶었던 음식에 출연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갈색 거저리는 사실 간에 좋다고 한다.
예언은 이랬다. ‘샤워를 오래하면 그 동안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산화탄소 증가로 지구 온난화가 생긴다. 그리고 이 기후 변화가 곡물 생산량을 감소 시킨다. 그리고 사료값이 상승하고 고기 값이 폭등한다. 패스트푸드로 햄버거를 찾게 되는데, 너무 비싸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벌레버거를 먹게 된다.’
이후 출연진은 스튜디오에서도 ‘벌레버거’를 직접 시식하는 파격을 보였다. 이후 멤버들은 “벌레를 먹지 않기 위해 채식주의를 택하는 사람이 많아질 수 있다”는 주제로도 이야기를 하며 다양한 토론을 이어갔다.
끝으로, ‘남자가 스키니진을 입으면 남자는 종말한다’는 예언이 등장했다. 이에 김태원은 “과거 스키니진을 입던 록그룹이 다 없어졌다. 이는 남자의 멸종을 의미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에릭남은 “스키니진을 입었는데 호흡이 안 돼서 밖에 나가서 토를 한 적이 있다”며 스키니진이 혈액순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예언가의 분석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했지만, 일정 부분 경악스러웠다. ‘남자가 스키니진을 입고 운동을 하면 고환 온도가 올라간다. 이로 인해 정자수가 감소하고, 불임부부가 증가한다. 불임치료를 위해 피부에서 정자를 생산한다. 이미 피부에서 정자를 만들어내는 연구가 성공했기 때문. 여자의 피부에서 정자를 만들어도 되므로 남자가 종말한다’였다.
이에 대한 예측전문가들의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다. 이들은 “남성의 고환의 온도가 올라가면 정자의 생존률이 떨어지는 것이 맞다. 스키니진을 입으면 분명 안 좋을 것”이라면서도, “여자 피부에서 정자를 생성시킨다는 것은 XX염색체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남성 피부가 필요하다”, 또, “남성이 아이를 낳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후 이 이야기는 ‘남자 없는 세상’에 대한 내용으로 번졌다. 실제로 남자가 멸종한다면 여자고 남자고 슬플 것이라는 반응. 이 예언은 부정적인 반응이 컸다.
이날 이야기한 예언 중 ‘벌레버거’에 관한 것은 7인의 예측가 중 6인의 선택을 받아 ‘나비효과’ 예언서에 등재됐다.
한편 ‘나비효과’ 1회는 박지윤, 최동석 부부가 MC를 맡았으며, 2, 3회는 이휘재가 박지윤과 호흡을 맞출 예정. 공백기 이후 처음 지상파 프로그램에 입성하는 붐의 참여로도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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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