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예측 버라이어티’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나비효과’는 다수의 연예인을 ‘미래 예측가’로 내세워 예능 프로그램으로 출격했다. 하지만 왠지 예능보다는 ‘재미있는 교양’ 같은 흐름. 이 매력이 묘하다.
KBS 2TV 3부작 예능프로그램 ‘나비효과’는 지난 2일 오후 첫 방송돼 화제를 모았다. 최동석 아나운서와 박지윤 부부의 MC 진행, 그리고 자숙기간 끝에 첫 지상파 예능에 나선 붐의 복귀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외 김태원, 미노, 봉만대 감독, 후지타 사유리, 이현이, 레이디제인 등이 함께 출연해 ‘미래를 예측’하는 참신한 내용을 이끌었다.
‘나비효과’는 베일에 가려진 예언자의 황당하고 특이한 예언을 보며 7인의 미래평가단이 과연 이 미래가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을 펼치는 프로그램. 첫 방송에는 ‘남편이 집안일을 하면 집값이 폭락한다’, ‘샤워를 오래 하면 벌레버거를 먹게 된다’, ‘남자가 스키니진을 입으면 남자는 종말한다’는 예언으로 구성됐다.

일단 아이디어가 참신했고, 전체적인 틀도 잘 짜였다. 출연진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 예언을 듣고 이 예언의 결론 부분에 도달하게 되는 과정을 각자의 추측으로 채우며 이야기를 쌓아 갔다. 이후 전체적인 예언 과정을 본 후, 이 예언이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을 지에 대해 토론했다. 이 과정에는 예측 전문가들, 즉 실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해 연구 자료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최동석과 박지윤의 진행은 물론 베테랑 솜씨. 진행에 일가견 있는 두 사람의 진행은 깔끔했고, 부부 호흡도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그랬기 때문에 전체적인 프로그램 흐름에는 무리가 없었다는 평. ‘예언’만 들었을 때 어리둥절했을 시청자들도 조금 보다 보면 금방 이해하고 함께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미래 예측’이라는 아이템이 토크쇼로는 무리가 있었을까? 전문가들의 분석은 쏠쏠한 정보가 있었고, 그 나름대로의 재미도 분명 있었지만 예능 색깔은 옅어지게 했다. 또한 7인의 전문가들과 대치된 7인의 예측가(방송인)들의 활약도 어딘가 아쉬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스스로를 ‘빗나간 예측가’라고 칭하며 등장한 붐은 첫 지상파 복귀라서 인지 몸을 사리는 듯 했고, 후지타 사유리, 미노 등 간간히 4차원-깨알 멘트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 했지만, 출연진 전체가 ‘예언’이라는 것에 대해 헤매는 모습이었다. 새로운 만큼 생소하기도 한 소재는 시청자들에게 역시 ‘교육’, 또는 ‘교양’이 되는 묘한 느낌이었다.
새로운 시도를 한 ‘나비효과’, 장점도 보였지만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지 지켜볼 부분도 많이 있다. 다음 2, 3회에는 최동석이 아닌 이휘재가 MC를 맡을 예정. 3회 방송 동안 ‘나비효과’가 어떻게 변해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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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