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요↗많.이.놀.랬.죠↘"
장수원의 연기력이 혹시 늘었으면 어떡하나 걱정 했는데, 우려가 어느 정도는 현실이 됐다. 연기가 늘 것을 염려하다니, 이런 적은 처음이다. 그룹 젝스키스 출신 연기자 장수원을 바라보는 대중과 업계의 공통된 시선이다.
지난 2일 방송된 tvN '미생'의 패러디 드라마 '미생물'(연출 백승룡)에서 모두가 주목했던 것은 '로봇 연기'로 불렸던 장수원의 어색한 연기력이었다. 결과? 과도하게 의식한 듯한 장면과 대사를 제외하고 상당부분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심지어 내레이션을 들으면서 '연기가 늘어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미생물' 흥행 여부를 가늠짓는 요인은 단연 장수원의 '로봇 메소드 연기'다. 때문에 장수원의 연기는 '늘어서는 안 되는' 그런 영역이었다. 여전히 원조 장그래 임시완에 비해서는 턱없이 모자란 연기임에는 분명했지만, 다수의 개그맨으로 구성된 출연진 사이에 있는 장수원은 생각보다 자연스러운 연기로 모두를 걱정케 했다.
전반적으로 '미생'의 흐름을 따라간 사이사이 에피소드에서 드러났던 장그래(장수원)의 모습은 앞서 보여줬던 '로봇 메소드 연기'에서 조금은 벗어난 느낌이었다. 오히려 '더 잘 하면 안 되는데'라며 마음 졸이며 보는 이들도 상당했을 것으로 보일 정도다.
앞서 백승룡 PD와 출연진이 입을 모아 "장수원의 연기가 늘지 않았다"고 강조했던 것을 믿고 마음 놓고 안심했던 것과 조금은 다른 결과물에, '장수원이 연기 공부를 했다' '연기력이 지나치게 좋아졌다'는 우려 섞인 반응들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로봇에서 생물이 되어가는 연기'에서 생겨난 아쉬움은 또 다른 재미 요소들이 그 공석을 대신했다. 초반 칭찬 받았던 '미생'의 PPL과 달리 지나치게 대놓고 보여주는 과도한 PPL, '코미디 빅리그' 코너들에서 봤던 코믹한 장면들, 그리고 변태로 변해버린 장백기(황제성) 캐릭터가 그러했다.
또한 카메오도 한 몫했다. 원인터내셔널 영업3팀에 온 박과장은 유상무가, 요르단 중고차 사업 파트너로는 곽한구가 나와서 자신이 마시던 차가 외제차(茶)라는 것을 알고 이를 몰래 훔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는 감사팀 오구탁 반장(유세윤)에 발각됐다. 이후 박과장과 곽한구는 '더 나쁜 놈을 잡아라'라는 명목한에 감사팀에 차출됐다. 원작의 강대리를 연기했던 배우 오민석은 강대리로 '미생물'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강대리(오민석)는 장백기(황제성)이 변태 행각을 벌일 때마다 등장해 "내일 봅시다"를 연발했다. 또 1회가 마무리되는 순간에는 영업3팀에도 불쑥 등장해, "다음주에 봅시다"라며 차회를 예고했다.
한편, '미생물'은 아이돌 연습생 출신으로 연예계 데뷔에 실패한 뒤 회사라는 냉혹한 현실에 던져진 주인공 장그래(장수원 분)이 위기가 닥칠 때마다 연습생 시절을 떠올리며 '미생물'이었던 주인공이 점점 '생물'의 모습을 되찾게 된다는 내용을 그렸다. 2회는 오는 9일 오후 9시 5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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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