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도약의 열쇠, 선발진 변수 줄이기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1.03 13: 00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들의 상위권 진입을 위한 필수 조건은 변수를 줄이고 확실한 부분을 조금이라도 늘리는 것이다. 현재 각 팀은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선발진을 보장된 카드로 채우는 것이 급선무다.
장기레이스를 바라보는 상위권 팀과 하위권 팀의 생각은 다르다. 상위권 팀들의 경우 지난해 당한 패배에서 하나라도 줄이는 것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반면 하위권 팀들은 1승이라도 더 추가하려고 애쓴다. 상위권 학생은 틀리지 않기 위해 공부하고, 하위권 학생은 한 문제 더 맞히기 위해 책을 펴는 것과 같은 이치다.
1차 목표가 페넌트레이스 우승이 아닌 4강인 팀들은 선발진을 전체적으로 두텁게 하는 것을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다. 이 팀들은 외국인 투수 선발 역시 대박의 가능성이 있는 미지의 카드보다는 기존 선수 재계약 혹은 다른 팀 소속으로 리그를 경험한 선수를 재활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새로운 에이스가 나타나도 단번에 우승까지 가는 것은 쉽지 않기에 작은 확률에 기대기보다는 우선 실패의 씨앗을 줄여 나가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우선 지난해 5위였던 SK 와이번스는 확실한 원투펀치가 갖춰졌다. 김광현이 국내에 잔류하면서 트래비스 밴와트와 선발진의 앞자리를 구성했다. 메릴 켈리와 윤희상 등의 활약도에 따라 순위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데, 켈리는 메이저리그에서 이름을 날리지는 못했지만 실속파다. 최근 트리플A 성적이 9승 4패, 평균자책점 2.76으로 뛰어났던 점이 이를 입증한다.
두산 베어스 역시 선발진부터 보강했다. 장원준을 영입하고 더스틴 니퍼트, 유네스키 마야와 재계약에 성공해 기존의 유희관까지 검증된 4명의 선발투수를 확보했다. 김태형 감독은 일찌감치 공언한 대로 이들을 포함해 스프링캠프까지 7~8명을 선발로 활용 가능하게끔 준비할 계획이다. 두 자릿수 승리의 경험이 있는 노경은이나 이현승 중 하나가 선발로 부활할 경우 전원 10승이 가능한 선발 로테이션이다.
외국인 선수를 둘 다 바꾼 롯데 자이언츠는 검증된 투수 둘을 내보냈다는 점에서 다른 팀들과 다르지만, 위험 회피 전략을 추구한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 이종운 감독은 김승회의 선발 전환도 고려하고 있다. 또한 불펜투수들도 길게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들게 해 선발 등판시킬 준비도 하는 중이다. 물론 파격 시도라는 점에서 실패하면 더 큰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인 전력이 강한 상황이 아니기에 4강을 위해서라면 도박도 필요하다.
KIA 타이거즈는 에이스 양현종이 있는 선발진에 필립 험버와 조쉬 스틴슨을 더했다. 지난해와 달리 둘 모두 선발로 쓰일 방침이라 뒷문은 불안해도 선발진만큼은 강화됐다. LG 트윈스 재임 시절 차명석 코치의 도움을 받아 강한 마운드를 건설했던 김기태 감독이 KIA의 투수력을 어떻게 바꿔놓을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화 이글스는 위험 요소를 줄이는 작업을 가장 잘 한 팀이다.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는 배영수, 김성근 감독과 인연이 깊은 송은범이 합류해 선발 로테이션이 두터워졌다. 외국인 투수 농사도 이미 한국에서 검증된 쉐인 유먼, 미치 탈보트로 마무리했다. 이들 중 리그를 지배할 수준의 투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태양이 ‘2년차 징크스’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경쟁력 있는 선발진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당장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지는 않는 kt 위즈는 팀의 기틀이 될 외국인 선수 영입에 신중을 기했다. 특별히 투수 3명을 뽑을 수 있는 kt는 새 얼굴보다 구면을 선택했다. 마찬가지로 주어진 환경 속에서 변수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었다. 퓨처스리그에서 함께했던 앤디 시스코와 계약을 맺었고, 크리스 옥스프링도 가세했다. 이들은 신규 외국인 투수인 필 어윈과 함께 1~3선발을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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