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나비효과’, 익숙한 그림..어딘지 낯이 익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1.03 09: 36

일견 신선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나비효과’라는 특별하고도 흥미로운 현상을 예능에 적용시켜 미래를 예측해보겠다는 발상은 그 자체로 좋은 아이디어였다. 다만, 이를 풀어내는 방법이 기존의 ‘떼토크쇼’ 등과 차별화되지 않았고 패널들 역시 시청자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이들이라 색다른 느낌을 주기 부족했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나비효과’는 ‘미래예측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프로그램. 7인의 미래 평가단이 베일에 가려진 예언자의 황당하고 특이한 예언이 어떤 과정을 통해 나온 것인지 유추하고, 또 다른 7인의 미래 예측 전문가들이 예언에 대해 평가하는 형식이었다.
나비효과에 주목, 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해본다는 발상은 특이했다. 실제 7인의 미래 평가단은 제시된 두 가지 원인과 결과를 보고, 자신들이 생각하는 나비효과의 과정을 이야기했다. 어떤 패널은 엉뚱한 이야기를 해 웃음을 줬고, 또 다른 패널은 그럴듯한 대답으로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다룬 예언은 ‘남편이 집안일을 하면 집값이 폭락한다.’ , ‘샤워를 오래하면 벌레버거를 먹게 된다.’ , ‘남자가 스키니진을 입으면 남자는 종말한다.’ 등의 생각지도 못한 황당한 것들이었다.
첫 번째 예언인 ‘남편이 집안일을 하면 집값이 폭락한다’는 전문가들로부터 그다지 동의를 얻지 못했다. 7인의 미래예측 전문가들은 평균 52.7% 동의하며 황당한 추측에 의아해하는 반응이었다. 다만, 칼럼니스트 김태훈만은 이 예어에 90% 동의해 전문가들의 평균 점수를 올렸다.
두 번째 예능의 경우 패널들에게 몰래, 미리 벌레 버거의 맛을 보게하는 ‘몰카’ 기법으로 웃음을 줬고, 세 번째는 ‘남자가 스키니진을 입으면 남자가 종말 한다’는 다소 황당한 예언으로 인해 남성 패널들의 단체 반발을 사 웃음을 줬다.
이처럼 이 프로그램은 흥미로운 아이디어로 곳곳에 신선함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았다. 하지만, 종편프로그램 등에서 볼 수 있는, 여러 패널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나누는 기존 토크쇼와 패널의 섭외부터 자리배치까지 비슷한 구성을 취하면서 신선함이 반감됐다.
더불어 이번 프로그램은 약 1여년 만에 다시 돌아온 붐의 복귀작. 붐은 예능감을 살려 능숙한 솜씨로 두 MC들을 돕고, 패널들과 조화를 이뤘지만,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곱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과연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이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나비효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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