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는 짧았고, 여운은 컸다. 2주의 추억이 또 20년을 기다리게 할지도 몰랐다. 가수들 역시 길게 남게 될 벅찬 감정, 그 뒤에 오게 될 허전함을 걱정했다.
3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토토가'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90년대 가수들의 무대가 펼쳐졌다.
이날 방송에서 처음 무대에 선 것은 쿨이었다. 쿨은 히트곡 '애상', '슬퍼지려 하기 전에' 등을 불렀고, 20여 년 전에 췄던 춤과 똑같은 강도의 춤을 추며 열정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쿨의 여성 보컬 유리를 대신해 무대에 선 예원은 상큼하고 발랄한 모습으로 무대를 누볐으며 과거 쿨의 매니저를 했던 정준하가 무대 위에 등장, 우정을 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소찬휘는'현명한 선택'와 '티어스(tears)'를 열창했다. 파란색의 복고풍 반짝이 의상을 입고 등장한 소찬휘는 특유의 소나기 같은 고음을 뽐냈다. 파워풀하면서도 청량감을 주는 그의 목소리에 객석 뿐 아니라 지켜보는 가수들도 함께 춤을 췄다.
'힙합대통령' 지누션은 ''에이요(A-Yo)', '전화번호', '말해줘'의 무대를 선보였다. 레게 머리에 힙합 바지 차림의, 과거와 똑같은 모습으로 무대에 등장한 두사람은 마지막 '말해줘' 무대에는 엄정화와 함께 17년만에 '완전체' 무대를 선보였다. 관객들은 '와이퍼춤'에 열광했다.
지누션에 이어 조성모가 무대에 섰다. 돌아온 발라드황태자는 '투-헤븐(To-Heaven)', '다짐'을 연속으로 부르며 다소 톤이 다른 두 곡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하이라이트는 '다짐' 무대였다. 과거 조성모가 가죽 재킷을 털며 인기를 끌었던 이 노래는 전주가 나오자마자 객석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이정현은 과거와 똑같은 소품과 무대 의상으로 추억을 자극했다. 히트곡이었던 '와', '줄래'를 준비한 그는 열정적인 테크노 춤과 랩으로 객석을 테크노 바다에 빠트렸다. 또 인형집에 인형같은 분장이 돋보였던 '줄래'의 무대에서는 여전히 깜찍한 무대매너로 객석을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엄정화는 여전히 뇌쇄적이었다. '초대', '포이즌' 등을 부른 그는 '포이즌' 무대에서 유재석과 함께 춤을췄다. 유재석이 맞춘 춤은 과거 방송인 김종민이 댄서일 당시 함께 했던 춤. 유재석은 김종민 못지 않게 화려한 댄스 본능을 발휘했다.
마지막 무대는 김건모였다. 김건모는 '잠 못드는 밤 비는 내리고', '잘못된 만남' 등을 불렀다. 그의 무대 마지막에는 가수들이 모두 등장해 대미를 장식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가수들은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에 못 이겨 모두가 터보의 '트위스트킹'에 맞춰 혼연일체의 떼창과 춤을 선보이며 아쉬운 마지막 무대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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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