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이 90년대를 소환하며 남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적어도 가요계가 하지 못한 일을 예능프로그램이 해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시청자들을 웃고 울렸던 몇몇 포인트가 있었다.
3일 방송된 '무한도전-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2부에서는 시청자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이끈 토토가의 마지막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터보, S.E.S, 김현정, 쿨, 소찬휘, 지누션, 조성모, 이정현, 엄정화, 김건모 등 10개의 팀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 요정은 변치 않는다, 슈의 눈물

지난 방송에서 무대에 오른 S.E.S.는 곡 '아임 유어 걸'과 '너를 사랑해'를 선보이며 1998년 그대로의 무대를 재현했다. 임신 중인 유진 대신 오른 서현은 유진과의 높은 싱크로율로 시선을 끌었다.
무대가 끝난후, 슈는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아이의 엄마가 돼 오랫동안 무대에서 떠난 그였기에 이 눈물은 특히 본인에게나 팬들에게나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바다 역시 말을 잇지 못하며 눈물을 보였다. 특히 인터뷰 도중에도 말을 잇지 못하며 "즐거움이 정말 좋았다. 아까 플래카드에 '유진이가 바다에 빠졌슈' 우리 유행했을 때 말 봤다. 되게 오래된 팬분들이다. 정말 감사하다. 유진이도 다음번에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 김성수, 무대보다 뭉클한 부성애
이날 쿨은 '애상'으로 신나는 오프닝을 열었다. 무대에 서기 전 김성수는 "그 사람이 현장에 와 있다. 나를 응원해주려 왔다. 그래서 힘도 많이 나고 더 열심히 할 것 같다. 그 사람이 누구냐면 내 딸이다"라고 딸 혜빈 양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객석에서 혜빈 양은 아빠의 무대에 함께 열광했고, 무대에서 내려온 김성수는 "딸 운동회에서 응원가가 '애상'이더라. 그게 아빠 노래라고 했더니 '아빠는 언제 노래를 부르냐'고 하더라. 이제 확실히 알았을 거다"라고 말하며 뿌듯해 했다.
♬ 유재석, 김종민 대신 V맨
유재석이 가수 엄정화의 무대에서 김종민 대신 '브이맨'으로 활약했다.
유재석은 이 날 엄정화의 '포이즌'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의 마돈나' 엄정화는 '초대', '포이즌' 등으로 변치않은 관능미와 카리스마를 뽐냈다. 히트곡을 불렀다. 과거 함께 했던 댄스들까지 모두 소환한 이번 무대에 지켜보던 남성들은 모두 입을 벌리며 빠져든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어진 '포이즌' 무대에서 유재석은 엄정화의 파트너로 등장, 김종민의 자리를 채웠다. 선글라스를 쓴 채 능청스럽게 특유의 댄스 본능을 발휘했다. 인터뷰에서 엄정화는 유재석에 대해 "너무 잘 맞았다"고 칭찬했다.

♬ 끝나지 않은 축제..'트위스트 킹'
김건모가 '잘못된 만남'으로 뜨거운 무대를 꾸몄지만 객석의 아쉬움을 컸다. 관객들은 모두 '앙코르'를 외쳤고, 가수들은 "준비한 곡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그 때 터보가 기적적으로 '트위스트킹'의 음원이 있다며 희소식을 알려왔고, 이들의 노래가 대미를 장식하게 됐다. '트위스트킹'은 객석 뿐 아니라 가수들을 하나되게 했다. 모두가 혼연일체의 상태로 노래와 춤을 추며 마지막 무대를 마쳤다.
다들 입을 모아 "이렇게 뜨거운 열기는 처음이였다"라고 말했다. 김헌졍의 "다음 날이 되면 한바탕 꿈을 꾼 것 같겠다"라는 소감은 어딘가 모르게 아련한 감성을 자극했다. 가수들도 관객들도 뭔가 최면에 걸린 듯도 했다. 시간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음악의 힘이였다. 한 바탕 꿈이기에는 여운이 너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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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