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야심찬 기획 '토.토.가'가 대망의 막을 내렸다. 4주간 90년대를 기억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이번 무대는 가수들에게도 뜻깊은 추억을 남겼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직접 무대에 서서 여전한 섹시-디바의 면모를 보였던 엄정화는 자신의 SNS로 장문의 글을 남기며 감동을 줬다. 쿨의 새로운 멤버로 잠깐 합류한 쥬얼리의 예원은 "'토토가' 다시 봐도 소름이 끼친다"며 소중한 경험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이 있다. 가수 이효리다.
이효리의 남편 기타리스트 이상순은 3일 오후 '무한도전'이 방송되고 있는 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두 개의 동영상을 올렸다.

"신났다", "더 신났다"라는 짧은 글과 함께 올라온 동영상에는 이효리로 추정되는(?) 인물의 뒷모습이 있었다. 호탕한 웃음 소리로 볼 때 이효리임이 분명한 이 여인은 편안한 옷차림으로 TV 앞에 서서 막춤을 추고 있었다. 그리고 TV속에는 '토토가' 무대에서 이정현이 '와'를 부르고 있는 모습이 방송되고 있는 상황.
이효리는 이정현의 '와'의 안무를 직접 따라하며 '토토가'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어진 영상에서 그는 엄정화의 '포이즌'에 맞춰 노래와 춤을 췄다. 섹시 여가수답지 않게 목청을 높여 노래를 부르고 막춤을 추는 모습은 친근했고, 웃음을 줬다.
이를 확인한 시청자 및 네티즌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마구 망가지며 오로지 그 시간을 즐기는 모습이 신선하다는 것. 한쪽에선 아쉬움의 목소리도 흘러 나왔다. S.E.S와 양대산맥을 이루며 90년대 최고의 걸그룹으로 활동했던 핑클의 '토토가' 불참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효리는 지난해 11월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정형돈으로부터 '토토가' 섭외 제안을 받고 감출 수 없는 끼를 선보여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그는 두 개그맨의 성화에 억지로 끌려가듯 노래방 기계 앞에 섰으나 이내 광란의 무대를 펼쳤고 화려한 핑클의 이효리로 잠깐 돌아와 놀라움을 줬다.
노래를 마친 후 그는 유재석에게 "오빠 나 서울 가고 싶어. 콩 베기 싫어. 나 나이트 갈래. 서울 데려가줘"라고 울부짖으며 무대를 향한 그리움과 열정을 드러냈었다. 당시 방송은 여전히 최고의 여가수를 그리워하는 시청자들에게 핑클 시절의 이효리를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줬다.
결국 핑클의 '토토가' 출연은 무산됐지만, 시청자들은 '토토가'를 거침없이 즐겼다. 이효리 역시 '토토가'를 즐겼다. 장난스럽고 개인적인 동영상이었지만, 그처럼 신난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그는 시청자들로하여금 한편으로는 이효리가 마치 '토토가'에 출연을 했던 것만 같은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언젠가 제작될지 모르는 '토토가' 시즌2의 무대에서 이효리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기대감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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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순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