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CK포', 각자 길에서 화려하게 부활할까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1.04 06: 27

2015시즌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베테랑 선수들이 있다. 이들 중 2009년 한 팀에서 뛰었던 최희섭(36, KIA 타이거즈)과 김상현(35, kt 위즈)의 재기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9 프로야구서 KIA가 우승했을 당시 가장 큰 원동력이 됐던 건 일명 ‘CK포’라 불렸던 대포 타선이었다. ‘CK포’는 최희섭, 김상현을 뜻하는 명칭이었다. 당시 최희섭은 미국에서 국내 무대로 복귀한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2009시즌 KIA의 4번 타자로서 타율 3할8리 33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면서 괴력을 발휘했다.
김상현의 활약은 더 뛰어났다. 김상현은 2009년 투수 강철민과 트레이드돼 KIA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LG에선 한 번도 규정타석을 채우면서 3할을 기록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고향팀 KIA로 돌아온 그는 복귀 첫 시즌 만에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2009년 주로 5번 타자로 나서 타율 3할1푼5리 36홈런 127타점이라는 맹활을 펼치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팀 성적과 함께 생애 첫 MVP를 거머쥐는 영광까지 안았다.

무엇보다 두 선수가 연이어 나오는 타선은 나머지 구단들에 가장 큰 위협이었다. 그야말로 피해갈 곳이 없는 타선이었다. 최희섭과 김상현이 4, 5번 타선을 구축했는데 앞에선 나지완이 3번 타자로서 제 몫을 다 해줬기에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자랑할 수 있었다. 안정된 선발진 못지않게 중심타선은 KIA 우승의 일등공신이었다.
하지만 2010시즌 KIA는 5위에 머물렀다. CK포는 2009시즌과 같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최희섭은 2할8푼6리 21홈런 84타점을 기록하며 여전히 중심타선을 이끌었지만 김상현은 2010시즌 개막을 앞두고 왼 무릎 부상을 당했다. 개막 후 한 달 만에 엔트리서 제외됐고 6월이 돼서야 복귀했지만 주루플레이 중 오른 발목을 다치며 다시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2010년엔 타율 2할1푼5리 21홈런에 그치며 MVP의 명성이 무색해졌다.
이후 두 선수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최희섭은 잦은 부상과 이탈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시즌엔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김상현도 2009년 정도의 활약은 없었다. 계속해서 부진을 거듭한 끝에 2013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통해 SK로 이적했다. 그러나 그는 새 팀에서도 예전의 폼을 되찾지 못했다. 2011시즌 이후 두 자릿수 홈런이 끊겼다.
그러나 다음 시즌을 앞두고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 최희섭은 김기태 감독의 부임 소식과 함께 재기 의지를 다졌다. 이전부터 광주일고 선배였던 김 감독과 함께 야구하기를 원했고 이번에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의지가 강한만큼 다음 시즌을 앞두고 연봉 계약도 백지 위임했다. 자진해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 참가할 정도로 의지가 강했다. 이제 16일부터 있을 오키나와 캠프에 참가해 후배들과 경쟁할 예정이다.
김상현도 4번째 유니폼을 입으며 재기를 준비한다. 그는 kt의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을 통해 옛 스승 조범현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3년 만에 스승과 재회하며 다시 재기를 꿈꾼다. 또한 2009년 KIA의 타격코치로 있었던 황병일 코치 역시 kt 2군 감독을 맡으면서 제자 김상현과 재회하게 됐다. 2009년에 좋은 기억이 있는 만큼 김상현이 화려하게 부활할 가능성도 있다. 김상현은 입단 기자회견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 최근 몇 년 간 야구를 잘 못했는데 kt에서 좋은 실력으로 팬들에게 보여드리겠다‘며 굳게 다짐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이 화려하게 부활해 야구팬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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