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6박7일’ 이만수, 재능기부 본격 시작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1.04 09: 00

낮은 곳을 찾아 새로운 씨앗을 뿌리기 시작한 이만수 전 SK 감독의 재능기부 릴레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문경과 부여 등 지방을 거치며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간다. 단순히 야구만이 아닌, 이 감독이 지금껏 살아온 경험 등을 토대로 진솔한 자리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 감독도 설렘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를 끝으로 SK 감독직에서 물러난 이 감독은 현역 시절 자신이 꿈꿔왔던 야구를 통한 재능기부 행보에 박차를 가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미 지난해 ‘야구 불모지’에 가까운 라오스에 다녀와 현지인들에게 야구를 전파했다. 1901년 질레트 선교사가 한국에 전파한 것과 같이,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감독은 “라오스가 사회주의 국가 아닌가. 이런 나라에 야구를 보급할 수 있다는 것 하나로도 만족하고 보람을 느낀다”라고 웃었다.
현지의 열악한 사정을 확인한 이 감독은 사비를 들여 용품 등을 지원함은 물론 현지 관계자들과 만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감독의 라오스행은 앞으로 몇 차례 더 이뤄질 예정이다. 이 감독은 “오는 3월에 라오스의 야구센터가 완공이 된다. 그 때에 맞춰 다시 들어갈 생각”이라면서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더 바쁜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좋게 생각해주셔서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이런 이 감독의 재능기부는 라오스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또 다른 한 축인 국내에서도 재능기부를 이어간다. 이 감독은 4일부터 10일까지 문경에 위치한 글로벌 선진학교에서 야구를 토대로 한 재능기부 행사를 벌인다. 이 감독은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세상 사람들과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미약하지만 일단 실천에 옮기려고 한다”면서 “일단 일주일 동안 같이 먹고 자면서 선수들을 가르치려고 한다.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프로야구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강연이나 면담도 할 것”이라고 일정을 설명했다.
하루 일과는 이 감독이 현장에 6박7일간 직접 체류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빡빡하다. 아침 식사 후 오전 8시30분부터 훈련이 시작된다. 야구만 배우는 것은 아니다. 오후에는 영어수업도 병행해 선수들의 의식도 살찌운다. 저녁식사 후 야간훈련이 진행되고 그 후 강연과 개별적인 면담이 이어진다. 이 감독은 “엄연히 감독이 있는데 내가 기술적인 부분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 말 그대로 기본적인 것만 가르칠 생각이다. 오히려 중점은 강연에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저녁마다 1시간 정도씩 강연을 할 예정이다. 인생 선배, 야구 선배, 그리고 아버지로서 진솔한 이야기를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무래도 학생들이고 모두가 프로를 꿈꾸는 것은 아닌 만큼 자신의 야구이야기, 야구를 통한 조직문화 체득, 미국 생활 에피소드, 선수시절 얻은 교훈, 프로와 소통의 자세 등 교양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강연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감독은 14일에는 부여로 자리를 옮겨 또 한 번 강연에 나선다.
이 감독은 “선수시절부터 늘 꿈꾸고 계획했던 것이 이만수 열린 재단이었다. 지금은 모든 것이 열악하고 미약하지만 천천히 하나씩 만들어가려고 한다”면서 성원을 당부하면서 “섬이든 오지든 원하는 곳이 있으면 재능기부를 위해 달려가겠다”라고 굳은 다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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