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예열을 위한 경기이고, 테스트 차원이다. 전력을 풀가동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전은 승리가 중요한 경기다.
울리 슈틸리케(61, 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4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퍼텍 경기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벌인다. 슈틸리케호에 있어 오는 9일 개막하는 2015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모의고사가 될 이날 평가전의 무게추는 아무래도 테스트 쪽에 실린다. 하지만 승리도 양보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얻어야 할 결과는 기본적으로 아시안컵 운영을 위한 전술적 테스트로서의 긍정적 결과들이다. 사우디아라비아전은 이동국(전북 현대) 김신욱(울산 현대) 박주영(알 샤밥) 등이 없는 최전방을 메워줄 공격수들의 공격력을 점검하고 아시안컵에서 가동될 중앙 수비 조합을 맞춰보는 기회가 될 예정이다.

기성용(스완지 시티)이 팀 경기를 치르고 곧바로 호주로 날아와 합류했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출전하지 못한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될 부분이다. 한국 중원의 핵심인 기성용이 없는 상황은 말 그대로 전력의 70%만 안고 출전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기성용-기성용의 파트너' 공식으로 굳건해진 중원을, 기성용 없이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라는 질문이 슈틸리케 감독의 작전판에 새겨진 셈이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보여줄 슈틸리케호의 모습은 그래서 중요하다. 어떤 부분들은 검증이 필요한 플랜A일 수도 있고, 또 어떤 부분들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한 플랜B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부임 이후 해온 테스트 성격의 몇 차례 평가전과 달리, 이번 사우디아라비아전은 승리가 중요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쓸 수 있는 수가 모두 승리로 연결된다는 믿음을 심어줘야하기 때문이다.
이동국, 김신욱, 박주영이 없어도 골을 넣을 수 있고, 기성용이 없어도 문제 없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우디아라비아전은 보완점을 찾아 개선하기 위한 평가전이라기보다, 승리를 통해 아시안컵에 임하는 한국의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한 경기가 되어야한다. 완성형으로 가고 있는 슈틸리케호의 아시안컵 프로젝트에 문제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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