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스타 출신이지만 약물 복용 역사로 얼룩졌던 배리 본즈가 명예의 전당에 합류할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 공개가 임박한 가운데 배리 본즈를 비롯한 ‘약물 스타’들이 명예의 전당에 오를지, 오르지 못한다면 전년에 비한 투표율 추이는 어떨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지난 11월 17명의 명예의 전당 헌액 후보자를 발표했으며 이 투표 결과는 오는 7일(한국시간) 발표된다. 첫 자격을 얻은 랜디 존슨, 페드로 마르티네스, 존 스몰츠와의 같은 당대 최고 투수들의 ‘1년차 입성’ 가능성이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현지 팬들에게 관심을 모으는 부분이 있다. 바로 약물 스타들이 냉담한 평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여부다.
갑론을박이 가장 심한 선수는 배리 본즈다. 1986년부터 2007년까지 MLB에서 활약한 본즈는 MLB 통산 2986경기에서 타율 2할9푼8리, 762홈런, 1996타점을 올린 당대 최고 타자다. 2001년 73개의 홈런을 쳐 MLB 역사를 다시 쓴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러나 본즈는 선수 생활 말년 스테로이드 복용 혐의가 적발되며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위증죄까지 불거지며 명예에 이런 저런 타격을 입었다.

명예의 전당 투표권을 가진 언론인들의 평가도 냉담했다. 기록만 놓고 보면 당연히 명예의 전당에 입성해야 할 선수지만 ‘약물’ 오명 때문에 지지를 받지 못했다. 2013년 첫 자격을 얻은 본즈는 36.2%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지난해는 34.7%로 1.5% 가량 떨어졌다. 본즈 자신은 물론, 몇몇 옹호자들은 본즈가 약물을 복용하기 이전에도 뛰어난 활약을 보였음을 들어 자격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으나 투표권자들은 요지부동이다.
본즈가 마크 맥과이어의 전례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도 나오고 있다. 1986년부터 2001년까지 MLB에서 뛴 맥과이어는 1998년 70홈런을 치며 MLB의 흥행을 주도한 인물이다. 네 차례나 홈런왕에 올랐다. 그러나 역시 스테로이드의 늪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계속 좌절 중이다. 지지율은 해가 갈수록 떨어지는 것도 눈길을 모은다. 초반에 명예의 전당 합류에 실패한 맥과이어는 6년차였던 2012년 19.5%, 2013년에는 16.9%, 그리고 지난해에는 11%에 그쳤다. 사실상 입성이 물 건너 간 분위기다.
올해는 당대 최고의 투수들이었으며 약물에서도 자유로운 세 명의 투수(존슨, 마르티네스, 스몰츠)가 새롭게 후보자 자격을 얻었다. 2년차까지 고배를 마신 크레익 비지오와 마이크 피아자 역시 지지율이 상승하는 추이를 보여 올해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즈의 경우는 이런 선수들과 경쟁해 표심을 잡아야 하는 만큼 더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과연 본즈가 자신의 지지율을 올릴 수 있을까. 이번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를 보는 화두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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