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새해가 밝으면서 여기저기서 당찬 출사표가 쏟아지고 있다. 팬들의 흥미를 불러 모으는 이들도 어김없이 생긴다. 그라운드 안팎으로 화제를 모을 10인(혹은 단체)을 선정해봤다.
김성근 감독(한화)
야인 생활을 했던 김성근 감독이 한화 지휘봉을 잡으며 1군 무대에 돌아왔다. 야구에 대한 여전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이 베테랑 감독의 복귀에 프로야구 전체가 술렁거렸다. 분명 대단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는 이름 석 자임에는 분명하다. 당장 몇 년째 최하위권 신세를 면치 못했던 한화의 다음 시즌 성적에 대한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구단이 세 명의 FA 투수(권혁, 송은범, 배영수)를 선물한 가운데 강훈련으로 패배의식을 지워내고 있다. 한편 이 노감독에 맞서는 젊은 감독들의 작전이 예리해질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프로야구 발전을 의미한다.

김현수(두산)
프리에이전트(FA) 광풍은 지난해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4년에는 최정(SK)이 FA 역대 최고액인 총액 86억 원을 계약을 따내는 등 그간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던 80억대 선수만 세 명(최정, 장원준, 윤성환)이 배출됐다. 2015년은 그 바람이 더 강해질 전망이다. 올해(19명) 이상의 선수들이 자격을 취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의 눈은 단연 김현수다. 공·수를 모두 갖춘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하나인 김현수는 만 27세에 FA 자격을 얻는다. 기준점은 최정이 될 전망이다. 최정을 넘어서는 최고 기록이 나올지 관심이 모인다. 두산은 “반드시 잡겠다”라며 사수 의지를 다지고 있다.
강민호(롯데)
2013년 시즌 뒤 4년 75억 원의 신기록을 쓰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은 강민호는 지난해 극심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6개의 홈런을 쳤지만 98경기에서 타율 2할2푼9리에 그치며 규정타석도 채우지 못했다. 최고액 계약자의 부진에 FA 회의론이 불거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팬들의 비난도 거셌다. 강민호가 이런 시련을 이겨내고 화려하게 비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현종(KIA)
가을까지는 따뜻했다. 국내 선수 중 최다승을 올리며 팀의 에이스 몫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겨울이 추웠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지만 낮은 포스팅 금액에 소속팀 KIA가 거부 의사를 밝혔다. 결론적으로 협상조차 가져보지 못해 아쉬움이 더 컸다. 이런 아쉬움을 빨리 털어내고 힘을 낼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KIA는 ‘전임자’ 격이라고 할 수 있었던 윤석민의 전철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김동주(자유계약선수)
두산의 상징이었지만 결국 마지막은 두산과 함께 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 그러나 어쨌든 선택은 자신의 몫이었고 결과도 자신이 감수해야 한다. 아직은 현역에서 물러날 때가 되지 않았다고 믿으며 새로운 팀을 물색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행선지로 여겨졌던 kt와의 협상이 틀어지며 고전하고 있지만 꾸준히 개인훈련을 하며 언젠가 찾아올 기회를 잡는다는 심산이다. 당장 1군 무대에 보이는 선수는 아니지만 큰 상징성과 함께 지속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넥센)
한 번 터진 잠재력은 프로야구를 압도하고 있다. 2012년 31개의 홈런을 친 이후, 2013년 37개, 그리고 지난해 52개로 3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올해는 두 개의 기록이 기대를 모은다. 우선 프로야구 홈런왕 4연패다. 장종훈 이승엽과 같은 대스타들도 4연패는 이루지 못했다. 여기에 이승엽이 기록했던 한 시즌 최다 홈런(2003년 56개)을 넘을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난이도는 정말 높지만, 올해는 144경기 체제라는 것을 생각하면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아니다.
이창원 대표이사(롯데)
롯데는 지난해 겨울 한파가 유독 매서웠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여기에 이른바 CCTV 사태로 선수와 프런트, 그리고 프런트와 프런트 사이의 내분 양상까지 일었다. 이에 롯데가 구원투수로 투입한 이가 바로 이창원 대표이사다. 첫 시작부터 힘겨운 과제를 안은 이 대표이사는 이종운 감독 체제를 신임함과 동시에 선수단 기 살리기로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열광적인 부산 팬들이 시선은 아직까지 싸늘하다. 이런 팬심을 돌려놓을 수 있을지는 이 대표이사의 리더십에 달렸다.
심판위원회(KBO)
지난해 프로야구는 역사적인 타고투저 시즌을 보냈다. 투수들은 고개를 숙인 반면, 야수들의 타율과 홈런 개수는 천장을 모르고 치솟았다. 야수들의 기량 향상 속도, 전체적으로 성장이 더딘 투수들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제기됐지만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심판들의 스트라이크존이었다. 전반적으로 투수들에게 좁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심판위원회도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가운데 높은 쪽을 좀 더 후하게 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전지훈련에서 존을 재설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전지훈련 성과에 올해 양상의 많은 것이 달려있다.
더스틴 니퍼트(두산)
공식적으로 역대 최고 연봉자가 탄생했다. 그것도 외국인 선수, 더스틴 니퍼트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4년간 두산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팬들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었던 니퍼트는 올해 15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마쳤다. 약 16억5000만 원의 수치는 역대 외국인 선수 최다 연봉이자 종전 프로야구 최고 연봉자인 김태균(한화, 15억 원)을 뛰어넘는 기록이기도 하다. 니퍼트를 필두로 한 외국인 선수들이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다면 한국프로야구에서 그들이 차지하는 지분도 커질 수 있다.
kt 위즈
역사적인 10개 구단 체제의 출범 중심에는 신생 구단 kt 위즈가 있다. 조범현 감독의 조련 속에서 1년을 퓨처스리그에서 보낸 kt는 보호선수 20인 외 지명, FA 영입, 그리고 외국인 선수 선발을 차례로 마무리하며 2015년을 바라보고 있다. 프로야구의 질적인 부분과도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10개 구단 체제’ 출범이 프로야구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kt의 첫 시즌 성적표에 관심이 몰리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