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맥 끊긴 순수 신인왕, 도전장 내밀자는?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1.04 16: 13

2014 프로야구 신인왕은 '중고 신인' 박민우(22, NC 다이노스)에게 돌아갔다. 7년 연속 순수 신인이 아닌 중고 신인들이 이 상을 차지했다. 그만큼 프로의 벽은 높았다. 그렇다면 다음 시즌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순수 신인으로서 도전장을 내밀 선수는 누가 있을까.
마지막으로 순수 신인 자격으로 신인왕을 수상했던 선수는 2007년 임태훈(두산)이다. 2004년 오재영부터 4년 연속 순수 신인왕이 배출되는 등 이전까지만 해도 순수 신인이 득세했지만 트렌드는 바뀌었다. 2008년 최형우를 시작으로 2014년 박민우까지 중고 신인들의 활약이 빛났다. 2군에서 충분히 기량을 쌓은 뒤 1군 무대에 서는 것이 정석이 됐다.
고등학교 혹은 대학교 졸업 직후 즉시 전력감이 되는 선수는 드물다. 그 정도로 1군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은 치열하다. 하지만 1군 데뷔 경기서 겁 없는 모습으로 깜짝 활약을 펼치는 신인 선수들의 모습을 보는 것 또한 프로야구의 흥밋거리 중 하나이다. 지난 시즌에도 겁 없는 신인들의 깜짝 등장은 있었다.

2014 1차 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좌완 파이어볼러 임지섭은 두산과의 개막시리즈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고졸투수가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것은 1991년 김태형(롯데), 2002년 김진우(KIA), 2006년 류현진(한화)에 이어 4번째였다. 2차 1라운드로 넥센에 입단한 하영민도 똑같은 기록을 세웠다. 그는 한화와의 데뷔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돼 임지섭에 이어 데뷔전 선발승을 거둔 5번째 고졸투수가 됐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하영민과 임지섭은 이후 몇 차례 등판 기회를 가졌지만 미래 자원으로 판단되며 2군으로 내려갔다. 체계적인 선발 수업을 받기 위해서였다. 깜짝 활약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다음 시즌에도 중고 신인들의 활약에 기대가 걸리는 것이 사실이다. 복수의 구단들이 군 제대 선수들이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순수 신인으로 기회를 얻을 것이 예상되는 유망주들도 있다. 역시 야수보다는 투수 쪽에 관심이 쏠린다. 한화의 김민우와 김범수는 김성근 감독이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신인 투수들이다. 천안 북일고를 졸업한 김범수는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했다. 제구력과 두둑한 배짱으로 주목을 받고 있고, 김민우는 ‘리틀 류현진’이라 평가될 정도로 가능성 있는 재목이다. 한화는 배영수, 송은범을 FA로 영입하며 선발진이 두터워졌다. 그러나 어떤 선수가 로테이션에 들어갈지는 알 수 없는 상황. 김범수와 김민우는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넥센도 토종 선발 자원이 부족한 만큼 신인들도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 1차 지명으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최원태는 150km에 육박하는 공을 던진다. 당초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시즌 도중 뇌진탕 증세로 고생하며 국내 무대로 눈길을 돌렸다. 현재 김택형 등 다른 신인들과 함께 선발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KIA도 신인 선수들에게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1차 지명 이민우와 대졸 투수 문경찬은 각각 고등학교, 대학교 무대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여기에 3루수 황대인의 깜짝 활약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으로 kt는 ‘기회의 땅’이라고 불리는 만큼 여러 선수들이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2015 신인 지명회의를 통해 입단한 선수들 중에선 엄상백, 주권, 이창재 등 투수들이 주목받는다. 엄상백, 주권은 조범현 감독이 당장 선발감으로 생각할 정도로 좋은 재능을 갖췄다. 구위 뿐 아니라 마인드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다. 대졸 투수 이창재는 왜소한 체격이 약점이지만 구위, 마인드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불펜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당초 마무리 가능성이 제기됐던 홍성무는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복귀 시점이 불명확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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