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드래곤’ 이청용(27, 볼튼)이 빠진 슈틸리케호가 제대로 비상하지 못했다.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4일 오후 6시 호주 시드니 퍼텍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사우디아라비아와 최종평가전에서 전반 23분 사우디아라비아의 자책골과 후반 추가시간 이정협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역대전적에서 5승 6무 5패를 기록하게 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잉글랜드 무대에서 최근까지 활약한 이청용과 기성용(26, 스완지 시티)을 명단에서 제외했다. 충분한 휴식을 부여해 오는 10일 오만과의 첫 경기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미드필드의 핵심 두 선수가 동시에 빠지면서 둘의 공백을 나머지 선수들이 어떻게 메울지가 핵심이었다.

이근호가 원톱으로 나선 가운데 손흥민이 좌측날개, 조영철이 우측날개를 맡았다. 구자철은 중앙에서 공격을 조율했다. 이청용의 대역을 맡은 조영철의 활약에 관심이 모아졌다.
한국은 손흥민이 맡은 좌측면에서 많은 찬스가 나왔다. 손흥민은 강력한 전반 16 왼발 발리슈팅으로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손흥민은 전반 23분에도 이근호가 떨군 공을 잡아 왼발 슈팅을 날렸다. 손흥민은 왼쪽을 활발하게 누비면서 3개의 슈팅을 뽑아냈다.
손흥민과 조영철은 위치를 바꿔 우측으로 이동했다. 손흥민은 전반 37분에도 위협적인 슈팅을 했다. 한국이 날린 첫 네 개의 슈팅이 모두 손흥민의 발끝에서 나왔다. 결국 후반 23분 터진 한국의 선제골은 손흥민의 프리킥에서 터졌다.
반면 조영철이 나선 측면은 공격에서 활로를 뚫지 못했다. 조영철은 직접 슈팅을 했지만 정확성이 떨어졌다. 후반전 슈틸리케 감독은 한교원을 투입해 기회를 줬다. 한교원은 적극적인 몸싸움과 빠른 기동력을 바탕으로 열심히 뛰었다. 하지만 결정적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다.
공격루트가 지나치게 한쪽 측면에 치우칠 경우 파괴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좌우날개가 균형을 찾아야 중앙이나 2선에서도 기회가 날 수 있다. 또 좌우 스위칭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손흥민의 월등한 실력은 변함이 없었지만, 이청용의 공백은 두드러졌던 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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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철 / 시드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