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우디] ‘이름값보다 직관’ 슈틸리케의 눈, 결국 옳았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1.05 06: 39

‘명성이나 이름값보다 직접 관찰한 선수만 믿는다!’
울리 슈틸리케(61)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의 굳은 신조는 결국 옳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69위)이 4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퍼텍경기장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FIFA랭킹 102위)와 평가전에서 상대 자책골과 이정협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역대 A매치 전적을 17전 5승 7무 5패로 맞춤과 동시에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슈틸리케호는 미드필드의 핵심인 기성용(26, 스완지 시티)과 이청용(27, 볼튼)이 잉글랜드에서 격전을 치르고 합류한터라 사우디전 명단서 제외됐다. 고민은 더 있었다. 김신욱(27, 울산)과 이동국(36, 전북)의 부상으로 원톱자원이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뛴 박주영(30, 알 샤밥)을 과감히 제외하고 무명 이정협(24, 상주상무)을 뽑았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선수가 아닌지라 축구계 관계자들 모두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제주도 전지훈련에서 그를 유심히 관찰한 슈틸리케 감독은 확신에 차 있었다.
이정협은 한 번 온 기회를 꽉 잡았다. 후반 25분 슈틸리케 감독은 아껴뒀던 이정협 카드를 썼다. 후반 추가시간 남태희(24, 레크위야)는 그림 같은 돌파로 수비진을 휘젓고 김창수에게 공을 연결했다. 문전으로 쇄도하던 이정협은 김창수의 어시스트를 받아 추가골을 터트렸다. A매치 데뷔전에서 터트린 그림 같은 데뷔골이었다.
추가골에 크게 공헌한 남태희 역시 카타르리그에서 맹활약에도 불구 브라질 월드컵 최종멤버에서 탈락한 아픔이 있는 선수였다. 남태희는 이름값이 아닌 실력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했다.
경기 후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시간 20분을 남기고 이정협을 투입했는데 적절한 시점에서 잘 투입했다. 1-0으로 이긴 뒤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상황에서 이정협을 보냈다. 교체 시점에 적극적으로 침투해서 플레이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면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검증되지 않은 신예를 중용한 슈틸리케 감독의 판단은 대표팀에 또 다른 경쟁력으로 돌아왔다. 이정협, 남태희 등이 아시안컵 본무대에서도 슈틸리케 감독을 만족시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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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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