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3, 레버쿠젠)의 발끝은 호날두 못지않게 날카로웠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69위)이 4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퍼텍경기장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FIFA랭킹 102위)와 평가전에서 상대 자책골과 이정협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역대 A매치 전적을 17전 5승 7무 5패로 맞춤과 동시에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추가골을 넣은 이정협(24, 상주상무)도 잘했지만 경기내내 돋보인 선수는 단연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전반 16분 발리슈팅으로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전반 23분에도 손흥민은 결정적 왼발 슈팅을 때렸다. 한국이 시도한 첫 네 개의 슈팅은 모두 손흥민의 발끝에서 나왔다.
기성용의 결장으로 손흥민은 코너킥과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의 역할도 도맡았다. 그만큼 손흥민의 킥이 정확해 전술수행에 적합하다는 코칭스태프의 판단이었다. 손흥민은 프리킥 찬스에서 날카로운 땅볼 슛을 날리며 범상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결국 손흥민의 날카로움은 사우디를 관통했다. 후반 23분 프리킥상황에서 손흥민이 올린 공은 오사마 하우사위를 맞고 사우디의 자책골로 연결됐다. 팽팽하던 균형이 무너지면서 한국은 더욱 유리한 상황을 맞았다. 한국은 후반전 교체로 투입된 이정협이 추가시간 데뷔골까지 터트려 완벽히 사우디를 제압했다. 손흥민은 경기 막판 얻은 프리킥 기회서 다시 한 번 강력한 슈팅을 날려 상대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간 대표팀의 키커는 주로 기성용이 맡아왔다. 하지만 손흥민의 프리킥도 충분히 강력한 공격무기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슈틸리케호는 사우디전 또 하나의 소득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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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