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사례로 본 kt 외국인 선수의 중요성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1.05 06: 16

국내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특히 신생팀 혜택으로 4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는 kt 위즈에는 더 큰 무기가 된다. 2013시즌 첫 1군 무대에 진입한 NC 다이노스 역시 2시즌 동안 외국인 선수들의 덕을 크게 봤다.
NC는 2013년 데뷔 첫해 개막전부터 7연패를 당하며 힘든 출발을 했다. 4월 성적인 4승 17패로 단연 최하위였다. 형님 구단들의 힘은 만만치 않았다. 또 1군 무대를 처음 밟는 선수들의 실책이 연달아 나오며 1군 팀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5월부터는 적응된 모습을 보이며 최종 성적 7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최하위 예상을 깨고 비교적 선전한 데는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컸다.
물론 토종 에이스로 10승 5패 평균자책점 2.88의 성적을 거둔 이재학의 존재감도 있었으나 기본적으로 외인 투수 3인방이 안정된 로테이션을 꾸려줬다. 찰리 쉬렉은 11승 7패 평균자책점 2.48로 리그 최고의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총 189이닝을 소화하며 리그 3위를 마크했다. 실질적인 2선발 이재학에 이어선 에릭 해커가 4승 11패 평균자책점 3.63으로 활약했다. 승운이 없었을 뿐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 명이었다.

3번째 외인 투수 아담 윌크만이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펼쳤다. 17경기서 4승 8패 평균자책점 4.12로 성적 면에선 시즌 끝까지 함께할 수 있었다. 그러나 팀의 성향과 맞지 않았다. 자신의 SNS에서 욕설을 내뱉는 등 좋지 못한 모습으로 한국 무대를 떠나야 했다. 어쨌든 남은 외인 선수들의 활약은 NC를 마운드 왕국으로 만들었다. 2013시즌 NC의 팀 평균자책점은 3.96으로 리그 3위, 선발 평균자책점은 3.55로 리그 1위였다.
kt도 외국인 투수 3명을 영입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서 함께 한 앤드류 시스코에 이어 필 어윈, 크리스 옥스프링 영입을 발표했다. 현재까지는 3명의 선수 모두 선발 자원으로 분류되고 있다. 당초 어윈에 이어 남은 외국인 투수 한 자리로 불펜 투수를 찾았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았고 결국 국내 무대 경험이 풍부한 옥스프링을 선택했다. 적응 시간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영입으로 평가받는다.
이 3명의 선수가 선발진에 들어가 제 몫을 해준다면 kt로선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조범현 kt 감독이 잡은 데뷔 첫해 목표는 ‘프로야구의 흥행에 폐를 끼치지 않는 것’. 매 시즌 10승을 거둘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옥스프링에 나머지 2명의 선수까지 ‘10승 급’ 활약만 해준다면 구단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 어쩌면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10위’라는 수모도 피할 수 있게 된다.
일단 이들에게 걸리는 기대는 크다. 국내 무대 5년 차를 맞이하는 옥스프링은 이미 실력과 인성을 인정받았다. 어윈은 “150이닝 이상을 꾸준히 던져줄 수 있는 안정적인 투수”로 평가받는다. 게다가 마이너리그에서 중간 계투로 뛴 경험도 있다. 다양한 상황에 등판이 가능하다. 시스코는 퓨처스리그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위험 요소가 적다.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로 미국뿐만 아니라 대만에서 뛴 경험도 있다. 시스코 역시 팀에 대한 적응을 마친 상황이다.
여기에 NC와 달리 1군 첫해 외국인 타자를 활용할 수 있다. kt가 일찍 점찍은 앤디 마르테는 메이저리그 유망주로 주목받았을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 공수 모두 안정적인 선수로 주전 3루수에 중심타선으로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kt도 결국 1군 데뷔 3년차엔 외국인 선수 혜택이 사라진다. 그만큼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중요하다. 그러나 전력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선 주전급 선수들로 분류되는 외국인 선수들이 자리를 잡아 줄 필요가 있다.
NC가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창단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듯이 kt도 외인 선수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krsumin@osen.co.kr
찰리-옥스프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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