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호주 High 한국] 손흥민 원톱...슈틸리케 머릿속 맴돌았을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1.05 06: 00

슈틸리케 감독의 머릿속엔 무엇이 맴돌았을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69위)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퍼텍경기장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FIFA랭킹 102위)와 평가전서 상대 자책골과 이정협의 추가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역대 A매치 전적에서 17전 5승 7무 5패로 어깨를 나란히 하며 아시안컵 예열을 마쳤다.
스포트라이트는 데뷔전서 골을 신고한 '군데렐라' 이정협(상주)의 차지였다. 하지만 이날 가장 빛난 이는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빈 손흥민(레버쿠젠)이었다. 본업인 좌측면 날개로 선발 출격한 손흥민은 한 쪽에 치우치지 않았다. 중앙과 우측면으로 자유롭게 이동하며 마음껏 날개를 펼쳤다.

반면 슈틸리케호는 해묵은 과제인 최전방 공격수 부재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타깃형 스트라이커인 이정협이 골맛을 봤지만 제1, 2 공격 옵션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근호(엘 자이시)와 조영철(카타르 SC)이 나란히 부진했다. 이정협의 골 장면도 오롯이 평가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문전에서의 위치 선정은 좋았으나 냉정하게 봤을 때 남태희와 김창수의 연결이 워낙 날카로웠다. 경험이 부족한데다가 공중에서 확실히 상대를 제압하지 못한 이정협을 선발 카드로 쓰기엔 위험부담이 크다.
이쯤되면 슈틸리케 감독 머릿속에도 다시 한 번 '손흥민 원톱 공격수' 카드가 맴돌만하다. 손흥민이 측면에 최적화된 선수라는 게 마음에 걸릴 테지만 그의 사우디전 활약상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날 손흥민이 날린 수 차례 위협적인 슈팅은 평소와는 조금 달랐다. 자신의 전매특허인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스스로 기회를 만든 것이 아니라 박스 안에서 동료들로부터 기회를 얻은 것이다.
손흥민의 남다른 골냄새와 결정력, 그리고 스피드를 감안한다면 '손흥민 원톱' 카드는 적어도 아시아 무대에서는 충분히 써볼 만한 매력적인 카드다. 특히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평가 받는 오만-쿠웨이트와 조별리그 1, 2차전서는 만지작거릴 만한 공격 옵션이다.
한국은 9일 개막하는 2015 AFC 아시안컵서 오만, 쿠웨이트, 호주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지난 1956년과 1960년 1, 2회 대회서 2연패를 달성한 이후 55년 만에 아시아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최전방 고민 해결은 필수요소다.
손흥민도 사우디전을 마친 뒤 "좋은 기회가 많았지만 골키퍼 선방에 많이 막혔다"면서도 "골이 들어가고 안 들어가는 것은 시간의 문제다. 보완을 잘해서 오만전서 완벽한 경기로 승점 3을 선물하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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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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