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주장 오재원(30)에게 예비 FA 프리미엄을 확실히 줬다. 이외에도 많은 의미가 담긴 4억이었다.
지난 4일 두산은 오재원과 연봉 4억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는 오재원의 지난해 연봉인 1억 7000만원에서 2억 3000만원(135.2%)이나 인상된 금액이다. 또한 FA 계약을 제외하고는 팀 역대 최고 인상액이다. 최저 연봉 선수가 135.2% 이상 인상되는 사례는 자주 볼 수 있지만 2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받던 선수가 2억원 넘게 인상되는 것은 보기 힘들다.
연봉이 2억 3000만원이나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오재원이 좋은 기량을 보여준 덕도 크다. 지난 시즌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던 오재원은 110경기에서 타율 3할1푼8리, 33도루로 활약하며 개인 첫 풀타임 3할 시즌을 보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표팀의 유일한 2루수로 금메달에 기여했다.

여기에 예비 FA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두산 관계자는 오재원의 가치를 인정해준 것에 대해 “과거 팀 내 다른 FA 선수와 차별하는 것은 아니지만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판단해 예비 FA 프리미엄을 줬다”며 연봉 인상폭을 높인 배경을 밝혔다.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 최대어 장원준을 영입한 뒤 김승영 사장은 “예비 FA인 김현수와 오재원도 꼭 잡을 것이다. 지금부터 조금씩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게 노력해 반드시 붙잡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그 방침 그대로 오재원에게 큰 금액을 안겼다.
예비 FA 프리미엄이 끼기는 했지만 외부에서 예상한 것보다 높은 금액이었던 만큼 의견 차가 크지는 않았다. 두산 관계자는 “오재원 같은 경우 본인과 구단의 생각 차이가 크지 않았다. 구단도 미리 관리하지 않으면 FA를 빼앗길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잡을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우리 팀에는 없었던 예비 FA 프리미엄도 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특수한 이유도 하나 더 추가됐다. 어느덧 베테랑이 되어 가고 있는 오재원은 다가올 시즌 두산의 주장이기도 하다. 주장으로 한 시즌 동안 팀을 잘 이끌어달라는 뜻도 있는 것이냐고 묻자 구단 관계자는 “그런 점도 분명히 포함되어 있다”는 말로 동의했다.
또 다른 예비 FA인 김현수의 연봉 역시 관심을 끈다. 두산은 오재원에게 그랬던 것처럼 김현수에게도 예비 FA 대우를 해주겠다는 계획이다. 두산은 연봉 협상에 있어 김현수의 목소리도 들어봐야 한다는 자세지만, 다음 시즌 FA가 되는 점을 고려하겠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했다.
두산은 오재원에게 준 4억원을 통해 성적에 대한 보상과 내부 FA를 잡겠다는 의지, 새로운 주장에 대한 기대감을 한 번에 드러냈다. 구단이 3가지 묵직한 의미가 담긴 특급대우를 해줬다. 이제는 팀의 명예 회복과 FA 대박을 동시에 꿈꾸는 오재원이 결과로 보여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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