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이번 달 새로운 가정폭력 규제안 마련을 위한 협의를 시작한다고 FOX SPORTS가 5일(이하 한국시간)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이미 수개월전부터 어떤 규제프로그램을 제정할지를 놓고 토론을 이어왔다. 양측은 최소한 스프링 캠프 시작 전에 새로운 합의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선수노조는 가정폭력에 대한 새로운 규제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원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정폭력 규제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른 것은 지난 해 8월 폭로 된 프로풋볼(NFL) 볼티모어 레이븐즈의 러닝 백 레이 라이스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라이스는 지난 해 2월 아내(당시는 약혼녀)를 뉴저지주의 한 카지노 엘리베이터 안에서 폭행한 혐의로 기소 돼 법원의 유죄 평결을 받았다. 지난 7월 NFL은 2경기 출장정지 처분이라는 징계를 내렸으나 처음 이 사건을 기사화 했던 매체가 폭행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고 NFL은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징계는 무기한 출장정지로 바뀌었고 라이스는 법원에 항소, 지난 11월 이 징계가 너무 가혹하다는 판결을 이끌어 냈다. 현재는 FA선수로 어느 팀과도 계약할 수 있는 신분이다)
이 과정에서 NFL과 북미하키리그(NHL)은 그래도 가정폭력을 일으킨 선수에 대해 출장정지를 시킬 수 있는 징계규정이 있지만 이 것이 없는 메이저리그가 입길에 올랐다.
메이저리그도 가정폭력 예방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징계규정 마련 역시 시급하다는 여론이 높게 일었다. 지난 12월 초에는 조 토리 메이저리그 부사장이 이 문제와 관련, 미국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받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노조의 협의 과정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징계안의 신설과 그 내용이다. NFL은 라이스 파문 이후 가정폭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발표했다. 첫 번째 위반사례가 적발 될 경우 6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는다. 이를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로 환산하면 60경기 출장정지와 비슷한 효력이다. 메이저리그는 현재 금지약물복용이 적발 되면 첫 위반에 8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부과하고 있다.
또 하나 쟁점이 되는 것은 가정폭력에 연관 된 선수가 아직 재판 중일 때 메이저리그 커미셔너가 징계 처벌을 내릴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가정폭력은 비록 기소되더라도 지루한 법정다툼으로 이어지게 된다. NHL은 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에 선수에 대한 징계를 내리고 있다.
지난 2012년에 체결된 메이저리그와 선수노조간 단체협약에는 가정폭력에 대한 징계규정이 없다. 다만 치료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되어 있다. 이마저 메이저리그와 선수노조가 공동참여하는 ‘치료위원회’에서 선수의 알코올 중독이나 경기장 밖에서 폭력에 연루된 선수를 치료한다는 정도로 규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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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의 무기한 출장정치 처분에 반발해 피해자인 아내와 함께 항소법원에 출석하던 당시의 레이 라이스(우측). 메이저리그는 라이스 사건 이후 가정폭력 규제안 마련에 들어갔다.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