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의 200이닝 투수. 한국인 선수로는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유일했다. 올해로 메이저리그 3년차가 되는 류현진(28)이 박찬호에 이어 14년만에 한국인 메이저리그 200이닝 투수에 재도전한다.
류현진은 지난해 시즌을 마친 후 2015년 목표로 줄곧 200이닝을 이야기했다. 그는 "200이닝을 던지기 위해서는 부상이 없어야 한다. 조기 강판도 안 당해야 하기 때문에 200이닝을 목표로 정했다"고 말했다. 한 시즌을 빠짐없이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며 기복 없는 투구를 하겠다는 다짐이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였던 2013년 192이닝을 소화했지만 2014년 어깨와 엉덩이 부상으로 3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3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에 내려간 것도 3경기나 있었다. 결국 지난해 152이닝에 그치며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200이닝에 대한 열망이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다.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그 투수 중에서 200이닝을 달성한 것은 박찬호가 유일하다. 박찬호는 다저스에서 1998년 220⅔이닝으로 처음 200이닝을 돌파했다. 이어 2000년 226이닝, 2001년 234이닝을 소화했다. 특히 커리어 하이였던 2001년 234이닝은 메이저리그 전체 5위이자 내셔널리그 3위의 기록이었다.
박찬호 이후로 200이닝 근처에 간 한국인 투수가 몇 명 있었지만 한참 역부족이었다. 서재응이 뉴욕 메츠 전성기 시절이었던 2003년 188⅓이닝을 소화했고, 김선우가 2004년 몬트리올 엑스포스에서 135⅔이닝을 던졌다. 2006년에는 김병현이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155이닝을 기록한 게 개인 최다였다.
류현진이 2013년 첫 해 192이닝으로 200이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200이닝 투수는 34명이었는데 팀당 1명꼴. 승수나 평균자책점과 다르게 내구성을 증명하는 상징적인 기록이다. 지난해 잦은 부상으로 몸 상태에 물음표가 붙었던 류현진으로서는 200이닝 목표의 의미가 크다.
역대 아시아 투수를 봐도 200이닝 투수는 얼마 없다. 일본인 노모 히데오와 구로다 히로키가 각각 4시즌·3시즌씩 기록했고, 이어 대만인 투수 왕젠밍(2006년·218이닝) 마쓰자카 다이스케(2007년·204⅔이닝) 다르빗슈 유(2013년·209⅔이닝) 이와쿠마 히사시(2013년·219⅔이닝) 등 박찬호 포함 7명뿐이다.
류현진 개인적으로는 고졸 신인으로 한국프로야구 데뷔 첫 해였던 2006년 201⅔이닝을 던진 뒤 2007년 211이닝을 기록한 게 마지막 200이닝 투구. 메이저리그 데뷔 3년, 개인 통산 8년 만에 200이닝에 도전한다. 류현진이 박찬호 이후 14년 만에 한국인 메이저리그 200이닝 투수가 될지 시선이 집중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