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쇼다 재회' 정근우, 제2의 전성기 예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1.05 06: 19

"좋은 기억밖에 없다". 
한화 2루수 정근우(33)에게 최고의 전성기는 SK 시절, 정확히는 2000년대 후반이었다. 김성근 감독 밑에서 국가대표 2루수로 성장한 그는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춘 리그 최정상 선수였다. 2010년대로 넘어오며 다소 하강 곡선을 그렸지만, 최고의 수비력을 바탕으로 FA 대박을 터뜨렸다. FA 첫 해 모범생으로 불릴 만큼 제 몫을 했다. 
이제 그의 나이는 30대 중반으로 향한다. 객관적으로 보면 전성기를 지난 시점이지만, 오히려 제2의 전성기를 기대하게 한다. 가장 좋았을 때를 함께 한 김성근 감독, 쇼다 고조 타격코치와 한화에서 재회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혹독한 지옥 훈련을 소화하며 확실히 각오를 다졌다. 

당시 정근우는 "김성근 감독님을 만난 이후로 인생이 잘 풀렸다. 돈도 벌고, 명예도 얻었다. 감독님과 함께 하며 좋은 기억밖에 없다. 몸은 힘들어도 팀 성적만 날 수 있다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도 "SK 때와 똑같다. 그때보다 크지 않았다"는 말로 정근우에게 승부욕을 자극시키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호재라면 일본인 쇼다 타격코치와 재회. 정근우의 타격 성적은 2009년이 최고였는데 당시 127경기 타율 3할5푼 168안타 9홈런 59타점 98득점 53도루 출루율 4할3푼7리를 기록했다. 그때 당시 쇼다 타격코치가 SK에 있었다. 정근우는 2011년부터 규정타석 3할 타율을 치지 못하며 타격이 하향세이지만, 쇼다 코치와 만남이 하나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정근우도 "쇼다 코치님이 있을 때 타격이 커리어하이였다. 그 이후로 좋았을 때 감을 잊어버린 느낌이다. 코치님께서 그 당시 좋았던 것을 끌어내시지 않을까 기대감이 있다"며 "SK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코치님과 매일같이 대화했다. 잘 치고 싶은 욕심이 많았는데 코치님이 먼저 폼을 가르쳐주고 메커니즘을 체크했다"고 기억했다. 
쇼다 코치도 "어느 정도 레벨이 있는 선수는 자기 것이 강해 누가 옆에서 말하는 것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정근우는 다르다.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하며 흡수하는 능력이 빠르다. 타자에게 가장 중요한 면을 갖췄다. 커뮤니케이션이 잘되는 선수라 한화에서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근우는 타율 2할9푼5리 137안타 6홈런 44타점 32도루라는 수준급 성적에도 2루수 골든글러브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서건창(넥센)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오재원(두산) 등에게 밀렸다. 김성근 감독, 쇼다 코치와 다시 만난 정근우가 최고 2루수의 자존심을 되찾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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