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연봉협상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예비 프리에이전트(FA)들의 협상이 분수령을 맞이한다. 각 구단과 선수들이 이번주 내 타결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어떤 선수들이 대박과 함께 봄냄새를 맞이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산은 4일 올 시즌 주장으로 선임된 내야수 오재원(31)과 연봉 4억 원에 재계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오재원의 지난해 연봉은 1억7000만 원이었다. 무려 2억3000만 원이 올랐는데 이는 FA 계약을 제외하면 두산 역사상 최고 인상액이다. 2억 원대, 3억 원대를 단번에 패스하고 초고액 연봉자 대열에 오른 셈이다.
오재원은 지난해 타율 3할1푼8리, 5홈런, 33도루를 기록하며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냈다. 여기에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로 병역면제 혜택을 거머쥐었고 올해는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 예정이다. 하지만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마당에 성적과 직책만으로 이런 인상액을 이끌어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역시 올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 오재원의 특수성도 감안됐다고 봐야 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FA 보상규정은 꽤 까다롭다.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을 보상선수로 지명한다고 쳐도 직전연도 연봉의 200%까지 한 번에 지불해야 한다. 예비FA 프리미엄이 붙는 이유다. 지난해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SK는 최정에 7억 원의 연봉을 책정하며 일찌감치 ‘보상금의 장벽’을 쳤다. 올해도 이미 계약을 마친 넥센의 손승락 유한준, 그리고 오재원을 시작으로 이런 예비FA 프리미엄이 줄줄이 발표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역시 내년 FA 최대어로 불리는 김현수(두산)다. 김현수의 올해 연봉은 4억 원이었다. 이도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지난해 최정(SK), 그리고 올해 박병호(넥센)가 기록했던 비FA 최고 연봉(7억 원)에 이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두산은 FA 단속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고 이는 오재원의 계약에서 일정부분 확인이 됐다. 김현수의 남은 협상에서도 가이드라인이 될 법하다.
삼성에서는 박석민의 연봉이 관심이다. 리그 최고의 3루수 중 하나인 박석민의 지난해 연봉은 3억7000만 원이었다. 지난해 성적도 비교적 좋았고 팀의 통합 4연패를 이끈 공신 중 하나라는 점에서 또 하나의 프리미엄도 있다. LG는 불펜의 핵심인 이동현이 FA로 나설 가능성이 커 두 선수의 연봉이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지난해 논란을 일으켰던 이동현의 연봉은 벌써부터 의견이 분분하다.
KIA도 나지완 김진우 박기남이 FA 자격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세 선수와의 연봉협상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팀 성적이 8위까지 추락한 마당에 대폭적인 인상은 어렵다는 게 현실적인 문제. 예비FA는 다른 선수와 차별화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가장 많은 선수들이 풀리는 SK는 박재상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 일부와 아직 협상 중이다. 수가 많아 전원 타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각 구단들은 오는 15일과 16일에 걸쳐 각자의 전지훈련지로 떠난다. 구단도, 선수도 그 전까지 연봉협상을 마무리하고 홀가분하게 떠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지 못할 경우 진통이 생길 수도 있다. 전지훈련 참여를 불허할 구단은 없겠지만 해외에 나가서도 협상이 계속된다는 것은 여러모로 좋은 일은 아니다. 이번주가 협상의 분수령이 될 전망으로 총력전이 예상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