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엔트리 등록 인원을 놓고 물밑에서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미 이 문제를 공론화했고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 또한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한편 엔트리 확대는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와도 연관이 있을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말 10개 구단 감독들은 비시즌 감독자 회의를 갖고 1군 엔트리 조정에 대한 의견을 취합해 KBO에 공식 건의했다. 현재 1군 엔트리는 26명 등록에 25명 출전이다. kt는 신생팀 자격으로 2년간 27명 등록, 26명 출전의 특혜를 얻는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이 엔트리가 너무 적다며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적어도 1명은 늘려야 한다는 것이 현장의 의견이다.
144경기 체제와 관련이 있다. 한국프로야구는 최근 128경기, 133경기 체제로 시즌을 진행했다. 144경기는 신세계나 마찬가지다. 기존 체제라면 정규시즌 128경기를 하고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거쳐야 나올 수 있는 경기 숫자다. 포스트시즌 경기 경험이 많은 최정(SK)은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를 치렀는데 진짜 힘들었다. 빨리 끝내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라고 떠올렸다. 그만큼 체력 관리가 쉽지 않고 부상 위험도 커진다.

현장에서는 빡빡한 일정 속에 엔트리를 늘리지 않으면 선수들의 체력이 저하돼 경기의 질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투수들이 문제다. 현행 엔트리에서는 투수들의 체력을 관리할 수 있는 ‘6선발 체제’도 쉽지 않다. 김용희 SK 감독은 “6선발을 하고 7~9회를 3명으로 막는다고 가정하면 중간에서 3명으로 버텨야 한다. 다른 팀도 다 비슷한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역시 144경기를 치르는 일본프로야구는 28명 등록이다. 엔트리 확대를 주장하는 이들의 좋은 근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장에서는 부족하다고 하지만 현재의 엔트리도 다 활용하지 못한다.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도 25명으로 한 시즌을 보낸다. 2군 선수들을 키워 1·2군간 선수들의 이동을 활발하게 할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엔트리만 늘리는 것은 장기적으로 대안이 될 수 없다”라는 주장도 있다. 현장의 의견을 확인한 KBO 또한 적절한 해법을 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1월 중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외국인 선수 보유 확대에 대한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10개 구단 체제가 되면서 선수 자원이 부족해졌고 이에 경기의 질이 떨어짐은 물론 특정 선수들에 대한 몸값 상승폭이 도드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태에 대비해 지난해 외국인 선수 엔트리를 1명 확대하기는 했지만 1명 정도는 더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일본처럼 엔트리를 늘리는 것은 찬성하면서 일본의 외국인 선수 보유 규정은 외면한다”라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외국인 선수의 특성상 구단의 비용 부담이 일시적으로 커질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 현재 구단들도 외국인 선수 확대에 대해서는 의견이 통일되지 않았으며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야구선수협과도 연관된 문제라 공론화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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