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선발 NO" 양상문, 투수왕국 자신감과 청사진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1.05 14: 22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2015년에도 강한 마운드를 앞세워 승리할 뜻을 전했다.
양 감독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이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나 2015시즌 마운드 밑그림을 그렸다.
일단 양 감독은 2015시즌이 3일 휴식기 없는 144경기 체제가 됐음에도 6선발 체제는 고려하지 않겠다고 했다. 양 감독은 지난해에도 한국프로야구에서 6선발 로테이션을 돌리는 것을 두고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었다.

당시 양 감독은 “우리나라는 5월만 지나가면 비가 오기 때문에 우천취소가 많이 나온다. 첫 두 달만 버티면 선발투수들이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선발투수 6명을 대기시켜놓으면, 가용인원에서 손해를 본다. 돔구장이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 6선발은 의미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LG는 2015시즌 선발진으로 하렐 소사 우규민 류제국 4선발까지는 확정지었다. 그런데 류제국이 오른쪽 무릎 수술, 우규민은 왼쪽 고관절 수술을 받으며 개막전 엔트리 합류가 미지수다. 우규민은 시즌 개막을 그라운드에서 맞이할 확률이 높지만, 류제국은 빨라야 4월말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LG의 스프링캠프 0순위 과제는 선발진 보강이다. 최소 2명, 많으면 3명까지도 개막전에 맞춰 준비시켜야 한다. 양 감독은 이 부분을 두고 “올 시즌 초반 토종 원투펀치 공백이 있을 수 있지만, 5명이 선발투수 후보로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임)지섭이 (장)진용이 (신)동훈이 (김)광삼이 (임)정우까지 5명은 애리조나부터 선발투수에 맞는 훈련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덧붙여 양 감독은 “다섯 명 모두 선발투수 경험이 있다. 선발진 공백을 메울 자신이 있다”며 “올 시즌은 지난 시즌처럼 막바지까지 힘들게 싸워서는 안 된다. 조금 더 여유를 가져야 한다. (페넌트레이스 종료)10경기, 15경기 이전에 순위가 결정되면 더 큰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시즌 초반부터 치고 올라갈 것을 다짐했다.
실제로 임지섭 장진용 신동훈 김광삼 임정우 모두 1군, 혹은 2군에서 선발투수로 뛰어왔다. 특히 김광삼은 팔꿈치 수술로 2년 공백은 있으나, 2010시즌부터 2012시즌까지 3년 동안 1군 무대서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세 시즌 동안 시즌 평균 10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4, 5선발투수 역할을 해냈다.
장진용도 상무시절 에이스투수로 활약, 2년 연속 퓨처스리그 다승왕을 차지했다. 임정우는 2014시즌 5월부터 7월까지 1군에서 다섯 번째 선발투수로 나섰다. 올해 프로 2년차를 맞이하는 임지섭은 지난해 스프링캠프부터 선발투수로 몸을 맞췄고,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신동훈도 2군에서 선발투수로 활약, 5명 모두 선발투수 자리가 어색하지 않다. 5명 중 2, 3명이 도약하고, 무리 없이 이닝을 먹어준다면, LG는 류제국이 합류하는 시점에서 가속페달을 밟을 것이다.
불펜진과 관련해선 “작년에 만들어 놓은 것이 있다”며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LG는 2014시즌 봉중근 이동현 신재웅 유원상 정찬헌 윤지웅 6명의 불펜투수들이 모두 필승조 역할을 했다. 마무리투수 봉중근이 연투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할 경우, 정찬헌이 마지막 순간을 맡아 세이브를 올렸다. 2015시즌에도 LG 불펜진은 철저한 관리 속에서 과부하 없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덧붙여 양 감독은 최신식 2군 시설, 이천 챔피언스파크를 활용한 마운드 청사진도 그렸다. 윤학길 코치를 투수 총괄 코치로 임명하면서 “우리 팀 투수들의 경우, 그동안 너무 많은 관심이 독이 됐다. 여러 코치들을 만나며 투구폼을 바꾸다가 자기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며 “이제부터 2군 이하 투수들은 윤학길 코치를 중심으로 스태프가 회의를 해서 의견을 합치고 지도한다. 모든 투수코치들의 의견을 하나로 하기로 했다. 2군 이하 모든 투수들이 하나의 목소리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여전히 LG 2군에는 아직 빛을 보지 못한 투수들이 많다. 김선규 배민관 한희 최동환 이범준 등 빼어난 구위를 지녔지만, 아직은 이들을 1군 투수라고 보기 힘들다. 2015시즌이 끝나면 임찬규와 최성훈처럼 이전에 1군 무대서 활약한 유망주들도 군복무를 마친다. 투수 코치들이 머리를 맞대고 한 목소리를 내면 이들의 성장을 빠르게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투구폼 변화에 따른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확률이 높다.    
LG가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데에는 마운드의 힘이 컸다. 특히 불펜진은 2년 연속 평균자책점 부문 1위에 오르며 승리공식을 썼다. 선발진도 우규민의 도약과 류제국의 합류로 두터워졌다. 앞으로 양 감독은 투수왕국을 만들려고 한다. 2015시즌 새로운 선발투수를 키우는 데에 그치지 않고, LG가 오랫동안 마운드의 팀이 되도록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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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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