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우리 조 편성이 제일 잘 된 것 같아요.”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5일 경기도 파주의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4개국 친선대회 출전을 위해 소집됐다. 박은선(로시얀카) 지소연(첼시 레이디즈)을 비롯해 주장 조소현(현대제철) 심서연(고양 대교) 등 여자축구 간판스타 20명 전원이 이날 NFC에 입소했다.
팀 동료들과 함께 NFC에 들어선 윤덕여호 수비수 김혜리(현대제철)는 “개인적으로 월드컵은 처음이고, 청소년 대표팀 이후 막내로 처음 나가는 대회이기 때문에 설레고 기대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열린 인천아시안게임은 여자 축구대표팀에 크나큰 아쉬움으로 남은 대회다. 안방에서 열린 대회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노렸던 한국은 북한과 치른 준결승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내주며 1-2로 패해 우승의 꿈이 좌절됐다. 3·4위전에서 베트남을 3-0으로 완파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못다 이룬 우승의 꿈에 대한 아쉬움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김혜리는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것 같아 마음가짐이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며 “월드컵 전에 한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이 큰 동기부여가 됐다. 팬분들도 많이 찾아와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나 이제는 2015년을 맞아 아시안게임의 아픔은 잊고 더 큰 무대인 월드컵을 노릴 때다. 김혜리는 “‘절친’ (지)소연이도 있고 (임)선주도 있다.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며 “좋은 친구들과 선배들, 자상하신 감독님 밑에서 경기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활짝 웃었다.
한국 여자축구가 월드컵 무대에 나서는 것은 2003년 이후 12년 만이다. 박은선과 김정미(현대제철)를 제외하고 대표팀 선수들 모두 처음 경험하는 월드컵 무대인만큼, 첫 출전 목표는 16강으로 잡고 있다. 김혜리는 “소박하지만 일단 16강이 목표다. 16강에 올라가면 토너먼트이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다. 분위기 타고 하면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라며 각오를 다졌다.
조 편성은 나쁘지 않다. 김혜리는 “아시아에서 우리가 조 편성이 제일 잘된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월드컵에서 E조에 속한 한국은 브라질(8위), 스페인(15위), 코스타리카(37위)와 한 조에 속해 있다.
김혜리는 “조별리그 첫 상대인 브라질과 경기에서 첫 스타트를 잘 끊는다면 편하게 갈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과 브라질의 경기를 봤다. 우리팀 선수 비야가 마르타에게 어시스트를 하더라. 비야가 다시 우리팀에 합류하면 브라질 성향을 미리 알고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4년에 한 번 세계 최강의 여자팀을 가리는 대회인 만큼 기싸움도 치열하다. “비야는 벌써부터 ‘한국이 우리에게 안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더라. 재작년 동아시안컵 때도 ‘너희는 일본에 안 된다’는 말에 자존심이 상해서 죽기 살기로 뛰어 이겼다. 준비 잘하면 이번에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오기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파주에 소집된 여자 축구대표팀은 가벼운 훈련 후 6일 오전 4개국 친선 대회가 열리는 중국 쉔젠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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