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토토가' 광풍, 음반 재발매로 이어질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1.05 15: 40

[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작년 연말과 새해 벽두를 잇는 방송 및 가요계 최대 화두가 “무한도전 –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란 것에 토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30%에 육박하는 수도권 시청률을 기록하며 토요일 저녁 시간을 뜨겁게 달구었는데, 공연을 본 관객과 시청자는 물론 출연진에게도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며 많은 사람들에 쉽게 가라앉지 않을 짙은 여운을 남겼다.
김건모, 엄정화, 쿨, 터보, 소찬휘, 김현정, 지누션, 조성모, S.E.S., 이정현 등 ‘90년대 가요계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스타들을 한 자리에 모을 수 있었던 것은 무한도전이었기에 가능했고, 몇 주간의 프로그램 기획 및 가수 섭외 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은 시청자들과 언론의 관심을 고조시켰다.
이제는 출연했던 가수들 모두 30대 중반부터 40대 후반 나이에 접어들었고 꽤 오랜 기간 대중매체를 통해 자주 볼 수 없었던 그들이었기에 오롯이 음악인으로서 무대에선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그들이 남긴 노래는 물론 춤, 의상 등에 열광했던 20대 중반 관객 및 시청자들에게는 잊고 있었던 기억과 아련했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2주간의 방송을 통해 선보였던 가수들의 노래들은 각종 음악사이트 음원 차트를 완전 점령했고   포털 사이트 및 SNS매체 역시 “무한도전 – 토토가” 기사 및 이야기로 가득 채워졌다.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와 엄정화의 ‘Poison’ 등 ‘CD시대 대표 댄스 히트곡’들이 주요 음원차트 실시간 1,2위 경쟁을 벌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지누션, 쿨, 터보, 소찬휘 등 출연한 모든 가수들의 주요 히트곡들이 음원차트에 올라 ‘90년대 가요 다시 듣기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중이다.
놀라운 음원차트 성적에서 알 수 있듯이 光風(광풍)이 되어버린 ‘토토가’ 신드롬을 지켜 보면서 안타까움을 지울 수 밖에 없다. 출연했던 가수들이 발표했던 앨범들을 거의 만나볼 수 없다는 점이다. 적게는 수십 만장 많게는 2~3백만 장씩 판매된 인기 가수들의 음반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최다 음반 판매 기록의 김건모 3집, ‘To Heaven’이 담긴 조성모 데뷔 앨범과 ‘그녀와의 이별’이 수록된 김현정의 음반은 물론 대부분 가수들의 히트 앨범들 대부분 ‘절판’ 또는 ‘장기품절’ 상태로 음악 팬들은 사고 싶은 작은 소망을 접어야 하는 게 처절한 현실이다. 그나마 S.E.S.의 1집(‘I’m Your Girl’ 수록)과 2집(‘너를 사랑해’ 수록). 쿨의 4.5집을 음반 판매사이트에서 안정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 상황이고, 작년 6월 다시 발매되었던 터보의 1집(‘나 어릴 적 꿈’)과 2집(‘Love Is’ 수록)도 무한도전 방송 이후 품절상태를 빚고 있다.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팝 아티스트들의 앨범들을 Re-Issue(리-이슈)화 또는 발매 작업을 통해 음악 팬들에게 ‘레코딩 작품의 소중함’을 전하는 해외 음반사들의 직업의식과 노력을 지켜보면서 우리 대중음악 역사의 중요한 작품들이 너무도 소홀히 여겨지고 사라져 버린 현실이 너무도 슬프다.
다만 故 신해철이 남긴 앨범들이 다시 발매될 수 있기를 갈망했던 이전 글(2014년 10월 29일자 - 故 신해철님 노래들, 음반으로 기억하고 싶습니다)의 바램이 현실로 이루어졌듯이 “무한도전 – 토토가” 출연했던 가수들의 주요 앨범들은 물론 90년대 우리 가요계를 거론할 때 빠뜨려서는 안 될 음반들이 CD로 속속들이 재 발매되어 수많은 음악 팬들은 물론 대중가요 역사를 기억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간직될 수 있기를 염원한다.
[해리슨/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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