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FA가 될 선수들의 잔류에 일찌감치 애쓰고 있다.
두산은 5일 김현수와 연봉 7억 5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3억원(66.7%)이나 오른 금액이다. 전날 오재원과 2억 3000만원(135.2%) 인상된 4억원에 계약한 두산은 팀의 간판인 두 타자에게 예비 FA 프리미엄을 확실히 줬다.
특히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를 잡은 김현수는 FA와 해외파 복귀 케이스를 제외한 선수들 중 최고 금액인 7억 5000만원을 챙겨 이미 FA 부럽지 않은 돈방석에 올랐다. 두산은 이번 시즌 뒤 김현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경우 보상으로 현금 15억과 영입 구단의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선수 1명을 받을 수 있다. 만약 보상선수를 선택하지 않거나 kt 위즈에 빼앗긴다면 22억 5000만원을 받게 된다.

아직 FA가 되지 않은 김현수에게 7억이 넘는 큰 금액을 선물하며 두산은 다른 팀들이 김현수를 노리는 것을 사전에 차단했다. 김현수가 해외 진출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국내 구단에 내주는 일은 없게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보여준 셈이다.
이는 구단의 내부 방침과도 일치한다. 김승영 사장은 장원준을 영입할 당시 “내부 FA인 김현수와 오재원도 꼭 잡을 것이다. 지금부터 조금씩 감동시켜 팀에 남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첫걸음으로 ‘연봉 대박’을 선물했다. 김현수와 오재원의 마음을 붙들려는 노력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1년 전 겨울과는 180도 다른 행보다. 2013 시즌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두산은 팀 내 FA인 이종욱과 손시헌, 최준석과의 협상에서 무리하지 않고 합리적인 금액을 제시한 결과 셋 모두 팀을 떠났다. 당시에는 이들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선수들이 있었지만, 김현수와 오재원은 대체 불가 전력이라고 판단한 팀은 때를 기다린 듯 거액을 안겼다.
이번 겨울 목표로 했던 일들을 모두 이뤄낸 두산은 스토브리그의 큰손으로 거듭나고 있다. 장원준을 총액 84억에 데려온 두산은 유네스키 마야, 더스틴 니퍼트와도 차례로 재계약에 성공하며 막강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또한 거물급 외국인 타자 영입도 머지않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알찬 겨울을 보내고 있는 두산이 다음 겨울까지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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