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 리바운드 대기록, 김종규에 대입해보면?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1.06 06: 42

프로농구 정규시즌 통산 3829개의 리바운드를 잡으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할까.
‘프로농구의 얼굴’ 김주성(36, 동부)은 4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스와 원정경기서 종료와 동시에 11번째 리바운드를 잡았다. 이로써 김주성은 정규시즌 통산 총 3829리바운드(평균 6.5개)로 역대 2위 조니 맥도웰(44, 평균 12.1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주성은 6일 전자랜드와 원정경기서 통산 리바운드부문 단독 2위에 오를 것이 확실시 된다.
김주성이 대기록을 달성했지만 반응은 영 시원치 않다. KBL은 김주성의 기록달성을 기념할 계획이 전혀 없다. KBL은 리바운드의 경우 3000개 단위로 시상을 한다. 이미 3000개를 돌파한 김주성은 은퇴할 때까지 상을 받을 일이 없다. KBL은 특별상 시상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

일부 농구팬들 역시 ‘1위도 아니고 2위인데 뭐가 대단하냐?’며 김주성의 기록을 평가절하하고 있다. 김주성의 기록은 역대 1위 서장훈(5235개, 평균 7.6개)에 여전히 1406개가 모자란다. 하지만 역대 2위도 결코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은 아니다.
KBL의 차세대 스타 중 김주성의 기록에 도전할만한 선수로 김종규(24, LG)가 꼽힌다. 207cm의 좋은 신장을 갖고 탄력까지 좋은 김종규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면제 혜택을 받았다. 그가 꾸준히 프로에서 뛴다면 김주성의 기록에 도전해볼만 하다.
그렇다면 과연 김종규가 현재의 페이스로 김주성의 기록에 도달하려면 얼마나 걸릴까. 2년차인 김종규는 현재까지 정규시즌 66경기에 나서 391개의 리바운드를 잡았다. 경기당 5.9개를 잡고 있다. 김종규가 계속 지금의 기량을 유지한다고 가정한다면 583경기를 더 뛰어야 현재의 김주성 기록에 이를 수 있다. 앞으로 김종규가 부상결장이 전혀 없다고 가정해도 최소 12시즌을 더 뛰어야 한다는 소리다. 그 때 김종규는 만 36살이 된다. 더구나 김주성은 김종규를 기다려주지 않고 은퇴 전까지 계속 리바운드를 더 잡을 것이다.
김종규가 이 정도인데 2년 간 병역의무를 다해야 하는 다른 선수는 비교해보나 마나다. 앞으로 서장훈은 물론 김주성의 기록을 깨는 선수가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역대 정규시즌 리바운드개수 10걸 중 현역 국내선수는 김주성과 주희정(3229개, 4위) 둘 뿐이다. 문태영이 2041개로 12등이고, 하승진은 1791개로 17등이다. 서른 줄에 접어든 하승진도 아직 김주성의 절반도 못 잡았다.
김종규는 올 시즌 부상으로 14경기에 결장했고, 1월 중순에나 복귀할 전망이다. 비시즌 국가대표로 차출돼 무리를 한 영향이 컸다. 그런데 김주성에게 국가대표 차출은 연례행사였다. 2013년 여름을 제외하면 김주성은 매년 국가의 부름에 흔쾌히 응해 몸을 바쳤다. 그만큼 김주성은 오랜 세월동안 철저히 자기 몸을 관리했고, 꾸준함을 보였다는 뜻이다. 그 증거로 남은 자랑스러운 훈장이 바로 그의 리바운드 기록이다. 이래도 김주성의 기록이 기념할만한 가치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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