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션이 ‘비정상회담’의 G10을 기부천사로 인도했다. MC 성시경, 전현무, 유세윤 또한 션 덕에 기부천사 대열에 합류했다. 주옥같은 션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제작진이 션이 말할 때마다 후광이 비치는 듯한 CG에 음악까지 더했다. 또한 토론만 하면 불꽃 튀던 G10도 션이 말만 하면 귀를 기울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 5일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에 션이 게스트로 출연해 게스트들 중 처음으로 ‘지구를 구하는데 올인하는 나, 정상인가요 비정상인가요’라고 직접 자신의 안건을 상정한 가운데 ‘좋은 세상 만들기’를 주제로 토론을 펼쳤다.
MC 전현무가 션에게 “대체 션 씨는 뭐라고 해야 하나. 가수냐. 프로듀서냐. 사회복지사냐”라고 물었고 여기에 유세윤이 “아니면 천사냐”고 덧붙여 질문했다. 션이 가수 활동을 안 한지 10년이 넘은데다 최근 나눔을 실천하는데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

션은 “요즘 청소년들은 나를 사회복지사로 알고 있다”며 내놓은 안건은 “결혼한 다음날부터 내가 가진 행복을 나누고자 여러 가지 봉사활동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또 우리가 사는 지구, 환경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 몇 명 남아있는 팬들은 좋아하던 음악도 버리고 온 가족이 지구를 구하는 데만 힘을 쓰냐고 말하기도 한다. 지구를 구하는 데 올인하는 나, 비정상인가요?”였다. 1차 표결에서 G10 중 기욤과 장위안, 타쿠야 등 3명의 비정상 대표가 션의 행동이 ‘비정상’이라고 투표했다.
션은 누가 봐도 옳은 일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1차 표결부터 전원 ‘정상’이라고 투표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3명이나 ‘비정상’이라고 한 것. 기욤은 “멋지게 살고 있지만 버는 대로 기부하는 것보다 죽을 때 한꺼번에 하면 어떻겠냐”고 빌 게이츠가 만든 재단을 언급하며 “금액을 불려서 기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고 의견을 밝혔다. 장위안은 “지금 기부를 과하게 하고 있다. 너무 과하면 개인의 삶이 피폐해진다.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과하다고 생각하는 거다”고, 타쿠야는 “아내와 아이들의 행복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봉사를 너무 과하게 하면 가족에게 소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션이 ‘행복’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션은 “세상에서 나 하나 행복한 게 진짜 행복한 건가. 아니면 나 때문에 세상이 행복해지는 게 진짜 행복한 걸까”라고 말하자 패널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그러나 장위안 만큼은 강하게 션의 기부를 반대했다. 션이 매달 3천만 원씩 기부하고, 축적 기부액이 약 35억원 된다는 말에 “남은 돈이 있느냐”며 “만약에 가족에 급한 일 생길 수 있는데 사용해야 하는 돈이 있어야 하는데 대비하지 않는 기부는 기부가 아니다. 아버지 아닌 것 같다”고 흥분까지 했다.
하지만 션은 꿋꿋이 나눔에 대한 생각을 밝혔고 재미있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하자 G10이 서로 나서서 재미있게 실천하는 나눔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장위안이 “단체로 줄넘기해서 그 횟수만큼 기부하자”고 아이디어를 내놨고 MC들이 갑자기 밖으로 나가 줄넘기로 기부하자고 제안했다.
G10은 어리둥절해 했지만 좋은 일이기에 추운 날씨에도 처음으로 밖으로 나가 촬영을 했고 기분 좋게 단체줄넘기를 했다. 룰은 줄넘기 개수가 더 적은 팀이 이긴 팀 몫까지 개수당 2만원씩 기부하는 것이었고 승부욕까지 더해져 G10과 세 MC들은 열을 올리며 단체줄넘기를 했다. 그만큼 기부액도 올라갔다. 결국 성시경, 유세윤 팀이 줄넘기에 져서 98만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훈훈한 시간이 지나고 마지막 표결에서 션은 ‘비정상’ 표를 단 한 표도 받지 않아 ‘비정상회담’에서 두 번째로 최정상으로 등극했다. 션이 G10과 3MC를 기부천사로 만든 순간이었다. 기욤은 “션 씨가 행복해 보여서 비정상이라고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션은 “‘Understand’라는 단어가 ‘이해하다’라는 건데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대방 밑에 서서 바라봐야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비정상회담’은 ‘Understand’를 하는 것 같아서 정말 좋은 것 같다”는 말을 남겼고 G10 모두 션의 말에 감동받고 박수를 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토론만 하면 치열한 자세로 임했던 비정상 대표들. 그러나 션이 등장하자 이들은 션의 나눔을 ‘이해’하려고 했고 결국 ‘이해’했다. 그리고 G10은 션 덕에 기부천사로 등극, 또 한 번 의미 있는 토론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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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비정상회담’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