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구파’ 양상문, 이미 2015 청사진 완성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1.06 08: 05

LG 트윈스의 2015시즌은 시작됐다. 스프링캠프까지 10일이 남았지만, 이에 앞서 코칭스태프는 2015시즌 청사진을 그린다.
양상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6일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1박2일 워크숍에 들어간다. 1·2군 코칭스태프 24명 전원이 참석하며, 이틀에 걸쳐 스프링캠프 훈련계획, 2015시즌 선수운용 방안 등을 논의한다. 양 감독은 워크숍에 앞서 모든 코치들에게 파트에 맞게 계획을 세워둘 것을 주문했고, 코치들은 겨울 내내 리포트를 작성했다. 스프링캠프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2015시즌 전체를 놓고 파트별 계획을 짰다.
이미 코치들의 리포트가 양상문 감독에게 전달된 상황. 양 감독은 지난 5일 신년하례식에서 새로 LG 유니폼을 입은 코치들을 직접 소개했다. 단순히 보직과 이름만 전하는 것이 아닌, 코치들에게 부여한 임무까지 이야기하며 역할을 분명히 했다. 하례식이 끝난 후에는 코치들의 권한을 최대한 보장할 것을 약속했다.

양 감독은 “코치들에게 각 파트 훈련 일정을 받았다. 코치들에게 역할을 많이 줄 것이다. 코치들이 원하는 일정이 무엇인가 보고 종합하겠다. 크게 손대지는 않을 것이다”며 “스프링캠프 선수 명단은 100% 확정하지 않았다. 코치들과 심도 있게 논의한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야구계를 대표하는 ‘학구파’다. 한국프로야구 선수 중 최초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역 생활을 하면서도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공부했다. 현역 은퇴 후 바로 롯데 코치가 됐는데 코치·감독·해설위원을 역임한 20년 동안 배움을 멈추지 않았다. 새로운 것을 탐구하면서 자신의 이론을 발전시킨다.
LG 사령탑이 된 후에도 마찬가지. 휴식일에도 중고교야구 경기를 직접 관람하고, 오전에는 메이저리그를 시청한다.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메이저리그를 통해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야구를 받아들인다. 
이러한 양 감독의 성향은 코치들에게 그대로 전파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코치들 모두 리포트를 작성을 위해 비시즌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유지현 수비코치는 수비 강화를 위한 포지션 변경, 선수별 맞춤 포지션 등을 고민했다. 강상수 투수코치는 1·2군 투수들의 2015시즌 보직과 트레이닝 방법을 계획했다.
그러면서 LG 코칭스태프는 보통 스프링캠프 초반에 할 일들은 미리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이천 워크숍이 끝나면, 청사진이 나온다. 당장 스프링캠프를 시작해도 무리가 없다. 코칭스태프가 먼저 준비한 만큼, 선수들은 만들어진 길을 전력질주하면 된다.
양 감독은 신년하례식에서 선수들을 향해 “여러분은 직장인보다 훨씬 편하다. 야구만 잘하면 된다. 감독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직장인처럼 상사 눈치를 보고, 가기 싫은 회식자리를 갈 필요도 없다. 나는 야구를 잘 하는 선수, 야구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선수를 발굴하고 출전시킬 것이다. 절대 사심은 없을 것이다. LG를 위해서 실력이 좋고 야구 잘 하는 선수를 기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코칭스태프 또한 선수들에게 약속하겠다. 절대 시즌 중 별도의 술자리를 갖지 않겠다. 전날 술 마신 얼굴로 나오거나 술 냄새를 풍기지 않겠다”고 코칭스태프부터 모범을 보일 것을 다짐했다. 이를 두고 주장 이진영은 “선수들에게 전하시는 메시지 같다. 한 시즌을 치르다보면 안 좋은 선수도 있고 좋은 선수도 생긴다. 하지만 나 또한 시즌 중 음주를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경기가 없는 월요일이면 모를까. 야구장에 취한 상태로 나서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고 선수들 역시 야구에만 전념할 것을 약속했다.
양 감독은 2014시즌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꼴찌 팀을 4위까지 끌어올리는 기적을 이뤘지만, 양 감독의 시선은 오직 2015시즌만 바라보고 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 이제는 LG가 강팀 반열에 들어서도록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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